와인 보존 장치 ‘코라빈’을 개발한 그레그 람브레트 코라빈 최고경영자(CEO)가 방한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한국의 프리미엄 와인 시장에 코라빈을 정착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레그 CEO는 22일 서울 잠실 클럽 코라빈에서 열린 코라빈 기자간담회에서 “코라빈을 사용하면 와인을 원하는 만큼만, 천천히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코라빈은 코르크를 제거하지 않고 와인을 마실 수 있는 비활성 가스 기반 보존 장치다. 특수 바늘로 와인을 추출하면서 병 내부에 질소 등 비활성 가스를 주입해 산소 접촉을 차단한다. 와인의 산화를 방지해 최소 몇 주에서 최대 몇 년까지 미개봉 수준의 품질을 유지시킨다.
미국 MIT 출신인 그레그 CEO는 의료기기 사업에 종사하면서 와인을 즐겨왔다. 아내가 임신하면서 와인을 같이 마실 수 없게 되자 먹다 남은 와인이 생기면서 와인 보존 장치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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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와인을 마실 때마다 가장 고민했던 것 중 하나가 마실 때마다 와인을 개봉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코르크 마개를 제거하면 와인 맛이 변한다는 것을 깨닫고, 어떻게 하면 와인을 개봉 후 품질을 유지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레그 CEO는 어느 날 주사 바늘과 와인을 양손에 들고 있다가 주사 바늘을 활용해 와인을 추출하는 코라빈 개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고 한다. 혈관에 관을 넣어 혈류를 원활하게 하는 스텐트를 개발해왔던 그에게는 자연스러운 발상이었다. 코라빈(Coravin)이라는 이름 역시 의료기술에서 영감을 받았다.
그레그 CEO는 “’코’(Cor)는 라틴어로 심장이라는 뜻”이라며 “이름과 마크에 주삿바늘을 통해 와인의 심장을 추출해 마신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2011년 론칭 후 코라빈은 와인업계에서 ‘혁신적인 발명품’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지금도 보존 장치 자체는 없지 않으나 코라빈과 비교하면 미개봉 상태 수준으로 보존 가능 기간이 현저히 차이가 난다. ‘와인 황제’로 불리는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는 코라빈을 두고 “와인 잔 이후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칭찬했다. 현재 코라빈의 매출 규모는 연간 1억 달러 수준이다.
그레그 CEO는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K팝을 좋아하는 자녀의 영향으로 한국에 대한 개인적 관심도 있지만, 역동적인 시장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 프리미엄 와인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 중 하나”라며 “미쉐린 레스토랑 등 파인 다이닝은 이미 코라빈을 갖추고 있어 사업장 구매 위주로 확산을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레그 CEO는 “와인은 지역의 특색을 다채롭게 담고 있는 훌륭한 술”이라며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나 와인을 원하는 용량만큼 담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