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진심인 건데요”…하이보이즈 음방 소환, ‘언슬전’ 세계관 과몰입 [요즘, 이거]

입력 2025-05-23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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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제이, 탑키, 디아이 등 하이보이즈 '그날이 오면' 엠카 출격…'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표 역주행


(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디자인=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엄제이, 탑키, 디아이, 리호, 밀리언, 준희, 성탄, 우리가 달려갈게. 하이보이즈(HI-BOYZ)!

12년 만에 돌아온 오빠들을 맘껏 외쳤던 하루였습니다. 다시 만날 수 없을 줄 알았던 첫사랑 오빠들이죠. 원 히트 원 더 아이돌, 망돌, 사라진 아이돌이라 많은 수식어가 붙지만 우리 ‘헬로우걸(하이보이즈 팬클럽 이름)’에겐 그저 멋있기만 한, 그립기만 한 존재였던 그들. ‘하이보이즈’가 기어코 음방(음악방송)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2일 Mnet ‘엠카운트다운(엠카)’에 명곡 ‘그날이 오면’이 울려 퍼졌는데요. 12년 전 그 자리에 오빠들이 다시 온 거죠. 12년이 흘렀지만 어쩜 그렇게 그대로인지. 마치 어제 본 그 모습 같은 착각마저 들었습니다. 비록 세월이 흘러 허리 코어 힘으로 일어나는 안무가 바뀌고, 신인 시절엔 뻔뻔하게 했던 포즈도 어색해했지만, 내 기억 속 오빠들이었죠. 지금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평범함을 보내고 있다고 했지만 믿을 수가 없을 정도인데요.

특히 막내 엄제이 오빠는 무려 산부인과 의사가 됐다는 소식에 감동이 몰려왔습니다. 잘 추진 못하지만 성실하게 열심히 춤을 췄던 모습이 떠오르며, ‘공부도 열심히 했구나’ 짐작만 할 뿐이었죠. 12년 전과 다르게 개인 직캠이 생겨 삐걱거리는 오빠를 걱정했지만, 그마저도 사랑스러웠습니다. 엠카 음방 녹화 이후 뒤에서 마스크를 쓰고 응원했던 ‘헬로우걸’이 엄제이 오빠의 여자친구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도 했죠. 근데 저도 그 언니 봤는데 분명 탑키 오빠를 외치고 있었는데… 어떻게 된 걸까요?


(사진제공=tvN)
(사진제공=tvN)


격한 과몰입이 모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후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18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하 언슬전)’이었는데요.

‘언슬전’은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이하 슬의생)’의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슬의생’은 주 1회 방영 핸디캡에도 불구 1회 시청률 6.3%, 시즌1 마지막 회인 12회가 14.1%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는데요. ‘슬의생’ 종영 이후 ‘언슬전’ 기획이 알려지며 큰 관심을 받았지만,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한 의료계 반발이라는 사회적 이슈에 부딪혔죠. 결국, 작년 방영 예정이었던 ‘언슬전’은 올해로 편성이 밀렸습니다.

언슬전은 방영 홍보 기간에도 ‘판타지 의학 드라마’라는 비난을 받았지만, 회차가 공개되며 상승곡선을 탄 시청률은 마지막 회에서 8.1%(닐슨코리아 전국가구기준)를 찍었는데요. 1년 차 산부인과 레지던트 오이영(고윤정 분)과 함께 동기인 표남경(신시아 분), 엄재일(강유석 분), 김사비(한예지 분)의 성장기가 주목받았고, 오이영과 구도원(정준원 분), 엄재일과 김사비의 러브라인도 큰 응원을 받았죠.


(출처=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마음C' 캡처)
(출처=유튜브 채널 '스튜디오 마음C' 캡처)


하지만 제일 큰 화제는 ‘하이보이즈’였는데요. 극 중 하이보이즈는 2011년 데뷔한 7인조 보이그룹으로, 엄재일이 ‘엄제이(UMJAY)’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던 설정입니다. 하이보이즈는 ‘그날이 오면’이라는 희대의 명곡을 발표한 뒤 사라져간 해체된 아이돌 그룹이죠. 엄재일의 설정으로 끝날 줄 알았는데, 아이돌 활동을 했다는 증거(?)를 위해 퍼포먼스 비디오를 찍어놨던 준비성이 이 모든 과몰입에 불씨를 당겼습니다. 9회 방영분에서 1년 차 동기들과 노래방을 찾은 엄재일이 멋진 댄스를 선보였고, 그의 뒤 브라운관 속 영상으로 첫선을 보였는데요. 해당 영상에는 실제 아이돌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투바투)’ 멤버 연준과 수빈이 함께였죠.

투바투 팬들도 ‘언슬전’ 출연 소식은 알았지만, 연준과 수빈이 팬 라이브 방송에서 “특별 출연을 하긴 하지만 대사는 없다”고 언급해 도대체 어떤 역으로 나올지 상상을 하지 못했는데요. 드라마 팬과 투바투 팬 모두를 놀라게 한 등장이었습니다.

조그만 배경으로 나온 하이보이즈 영상에 “풀영상을 올려달라”는 요청이 쏟아졌고, 마치 이 모든 열광을 예상한 듯 다음 수순을 밟았죠. 12일 스튜디오 마음C는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투바투가 부른 ‘언슬전’ OST Part 9 ‘그날이 오면’의 퍼포먼스 비디오를 공개했습니다. 해당 영상은 스톤뮤직 엔터테인먼트 공식 유튜브 채널에도 동시 공개됐죠.


(출처=유튜브 채널 'Mnet K-POP' 캡처)
(출처=유튜브 채널 'Mnet K-POP' 캡처)


2세대 아이돌, 중소 아이돌이란 콘셉트에 너무나 철저한 모습이었는데요. 어디서 저렴하게 구해온 듯한 핑크색 깔맞춤 의상에 오로지 한 곳에서만 촬영된 뮤비, 그 시절 어렴풋이 들어봤을 듯한 음악까지 완벽했죠. 심지어 엄재일과 연준, 수빈 외에는 전혀 노래를 부르지 않고 후렴만 함께하는 수납 멤버(실제로는 댄서) 4명까지 모든 것이 그때 그 아이돌다웠는데요.

이렇게 진심이라니, 그 진심 팬들도 받아줘야겠죠. 공개 직후 팬들은 자신의 위치(?)를 재설정하기 시작했는데요. 팬들은 엄재일과 연준과 수빈이 과거 ‘하이보이즈’ 멤버였다는 설정에 하나가 됐습니다. 이들은 “그러니까 하이보이즈 멤버였던 엄재일은 산부인과 레지던트가 되고, 연준과 수빈은 투바투로 재데뷔 한거죠?”, “헬로우걸은 항상 하이보이즈의 재결합을 기다려요!”, “오빠들 '그날이 오면' 역주행했는데 음방 안 나오시나요?”, “헬로우걸 출신 모아(투바투 팬클럽 이름)는 역주행에 행복합니다”, “근데 왜 세 명 빼놓고 타 멤버는 수납해요. 비인기멤버 팬은 웁니다” 등의 역할 설정에 충실했죠.


(출처=유튜브 채널 'Mnet K-POP' 캡처)
(출처=유튜브 채널 'Mnet K-POP' 캡처)


이 완벽한 설정 모드에 관계자 측도 ‘엠카 출격’이라는 어마어마한 결단을 내린 건데요. 거기다 엄재일의 단독 ‘응원법 수업’까지 추가되며 “대체 어디까지 가나 보자”라는 마음으로 팬들은 공방을 기다렸습니다.

‘언슬전’에서 엄재일과 썸을 탔던 김사비가 과거 ‘헬로우걸’ 출신인 것이 알려졌고, 이후 ‘하이보이즈’ 멤버 탑키가 최애임을 밝혔는데요. 팬들은 챌린지 영상을 통해 탑키가 연준일 것으로 추측했죠. 이 모든 추측은 사실이었는데요. 엠카를 통해 연준은 탑키, 수빈은 디아이(D.I)라는 이름을 공개했습니다. 댄서이지만 ‘하이보이즈’ 멤버인 4명 또한 당시 들어봤을 법한 예명을 내세웠고, 가수라는 설정을 위해 노래하나 부르지 않지만, 마이크까지 착용했죠.


(출처=유튜브 채널 'Mnet K-POP' 캡처)
(출처=유튜브 채널 'Mnet K-POP' 캡처)


핑크를 벗고 하늘색 옷을 입고 등장한 ‘하이보이즈’는 정말 뻔뻔하게 12년 만의 역주행을 기뻐했는데요. 현 5세대 그룹에 엔딩포즈까지 배우는 열정을 보였습니다. 어찌 보면 강유석은 배우이지만 엄재일로 1년 이상을 보냈기 때문에 엄제이 설정에 녹아들었지만, 연준과 수빈 입장에서는 잠깐의 도움에 멱살 잡혀 탑키와 디아이를 외치는 상황에 놓인 건데요. 그래도 특유의 현직 아이돌 짬바(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풍기며 성실히 무대를 마쳤습니다. 5명이 부른 노래를 3명이 부르느라 매번 음색이 달라지는 기현상 또한 이들의 매력이죠.

어찌보면 ‘부캐(부캐릭터)’ 활동으로도 볼 수 있는데요. 개그맨이 완전 다른 설정으로 등장하는 익숙한 내용이 아닌 실제 아이돌이 ‘전 아이돌’로 등장하는 이색 설정이죠. 드라마 속 아이돌이 실제 음방 무대를 치른 건 KBS2 드라마 ‘이미테이션’ 속 여성 3인조 그룹 ‘티파티’가 있습니다. 마하(정지소 분), 현지(임나영 분), 리아(민서 분)가 KBS2 ‘뮤직뱅크’에 출연했죠. 다만 이들은 드라마 방영 홍보차 이색 무대를 꾸몄다면, ‘하이보이즈’는 종영 이후 팬들의 성화에 예상에도 없는 무대를 갖게 된 점이 다릅니다.

‘언슬전’ 촬영은 이미 1년 전에 마쳤기 때문에 강유석은 1년 전에 배운 안무를 다시 연습해야 했고, 투바투 연준과 수빈은 투어 중에 귀국해 탑키와 디아이로 분하는 일이 벌어진 건데요. 쌍방의 진심에 모두 과몰입에 하나가 됐습니다.


(출처=유튜브 채널 'Mnet K-POP' 캡처)
(출처=유튜브 채널 'Mnet K-POP' 캡처)


Mnet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그날이 오면’ 음방 영상 밑에는 “여자친구(여기선 김사비를 뜻함)를 음방에 데려와도 문제 없는 아이돌”, “1n만에 음방을 기다렸어요”, “아니 의학 드라마라면서요”, “재일쌤 오늘 휴무라고 하시더니”, “사비랑 남경이 응원온거 보면 오늘 이영이가 당직이다”, “데뷔 5221일만에 엠카나온 남돌”, “요즘 돌판에 흔치 않은 4분짜리 노래”, “엄제이 중간에 멀티 안돼서 립싱크 걍 포기하는 거 넘 웃겨”, “하이보이즈 응원하다 투바투에 입덕할 듯” 등의 화력 댓글이 즐비한데요. 현재 해당 영상은 유튜브 인기 급상승 동영상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멜론 차트 성적도 계속 올라 23일 현재 23위인데요.

이 같은 깜짝 무대에 팬들은 감사하면서도, 이대로 끝일 ‘하이보이즈’를 그리워했죠. 그러면서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올해 OST 인기곡으로 Mnet 시상식 ‘MAMA(마마)’에 출연할 수 있다고요. 이제는 MAMA를 바라보며 과몰입을 이어가야 할 시점인데요. 또 끌려올 하이보이즈의 모습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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