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간 외국인 코스피서 공매도 10.7조
6ㆍ3 조기대선, 美 관세전쟁, 국내 경기 침체
외국인 공매도 부추겨
공매도가 재개한지 3주가 지났지만 효과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가는 제자리걸음이고 외국인 비중도 압도적으로 높았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공매도 거래대금은 10조7188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의 86%로 수준이다. 기관은 1조5999억 원으로 13%, 개인은 1312억 원으로 1%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 공매도 거래대금은 2조8371억 원으로 월등히 많다. 기관 4242억 원, 개인은 420억 원에 그쳤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 국면을 맞았지만 6·3 조기 대선으로 이어지면서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전쟁 이슈와 국내 경제 저성장 우려 등이 맞물려 외국인 공매도를 부추기고 있다.
1년 5개월 만에 공매도가 재개됐지만, 금융당국이 기대했던 국내 증시 활성화 효과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매도 재개가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대주 물량 확보 및 시스템 개선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무차입 공매도를 원천 봉쇄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재개와 동시에 중앙점검시스템(NSDS) 구축을 완료해, 모든 공매도 거래 법인은 ‘공매도 등록번호’를 발급받아야만 주문을 낼 수 있게 했다.
제도 보완이 실제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공매도를 재개한 지난달 31일 코스피 지수는 2481.12로 이날(22일)2486.64과 큰 차이가 없다. 개인들의 참여도 1% 내외로 여전히 저조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외국인과 기관은 다양한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 공매도를 활용하지만, 개인 투자자는 아직도 공매도 자체를 투기나 주가 하락 유도 정도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며 “제도를 정비해 개인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낮췄지만, 정보격차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실제 투자로 이어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타깃은 이차전지에 집중됐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이 가장 많은 종목은 지난 17일 기준 LG에너지솔루션(7184억 원) 이었다. 이어 셀트리온(3670억 원)과 포스코퓨처엠(2975억 원) 순이었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 10위 안에 이차전지주는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SKC 등 3개 종목이 포함됐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은 아직 상환되지 않은 공매도 물량을 의미한다. 이는 향후 주가 하락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2차전지주에 공매도가 집중된 이유는 최근 수익성 둔화 우려가 커진 데다, 공매도 금지 기간 주가 상승 폭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도 공매도 표적이 됐다. 제약·바이오 특성상 기업 가치가 높기 때문에 공매도가 대거 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