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1일 공매도 재개 이후 일주일간의 공매도 거래가 공매도 금지 이전보다 많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거래금액은 6조482억 원으로, 일평균 1조2816억 원의 공매도가 성사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2023년 11월 6일 직전 한 달간(10월 4일∼11월 3일) 공매도 거래액은 일평균 7884억 원이었다. 1년 반 만의 공매도 재개 이후 거래액이 당시보다 약 63% 증가했다.
투자자 별로는 전체 공매도 거래에서 외국인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코스피에서 90%, 코스닥에서 87%에 달한다. 기관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9%, 코스닥에서 12%의 비중을 나타냈다.
시장은 공매도 재개로 매수·매도 양방향(롱숏) 투자가 가능해지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시장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한 주간 외국인은 양 시장에서 닷새 내리 매도세를 이어가면서 코스피 시장에서만 5조8625억 원이 순유출됐다. 코스닥에서도 6417억 원을 순매도했다. 지난주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규모는 주간 기준으로 2021년 8월 13일(7조262억 원) 이후 4년 7개월여 만에 최대치다.
관련 뉴스
외국인 순매도로 코스피·코스닥 지수는 각각 3.62%, 0.92% 하락했다. 공매도 재개 이후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로 인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하게 발동하면서, 2009년과 2021년 공매도 재개 당시 외국인 매수세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것과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다만 주가 하락에도 공매도 수익률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매도 특성상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데, 공매도의 주 표적이던 이차전지주가 4일 급 반등했다. 공매도 보유잔고(공매도 뒤 미상환 물량)가 가장 많은 종목(2일 기준)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뒤를 이어 셀트리온, 에코프로비엠,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SK하이닉스, 삼성전자 순으로 공매도 잔고가 많았다.
공매도 투자자가 이들 주식을 공매도 평균 단가(공매도 거래대금을 거래량으로 나눈 값)에 팔고 4일 종가로 사서 갚았다고 가정했을 때 수익률은 LG에너지솔루션이 평균단가와 4일 종가가 같아 0%다. 이 밖에 셀트리온(-2.47%), 에코프로비엠(-7.45%), 포스코퓨처엠(-6.28%)은 공매도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투자한 공매도 투자자는 7.93%, 4.59%의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계산한 코스피·코스닥 공매도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은 평균 -1.69%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