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해군 사업 대규모 수주 가능성
트럼프 장남 방문에도 기대

존 펠런 미국 해군성 장관이 30일 방한해 국내 조선소들을 둘러본다. 미 해군 군함 정비(MRO)·건조 사업의 핵심 결정권자인 펠런 장관이 한국 조선소를 직접 점검하면서 한미 조선 협력 확대와 대규모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미 해군성 장관 방한 이후 두 번째로, 한화오션과 HD현대가 미국 군함 MRO 시장 공략에 본격 시동을 거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29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펠런 장관은 한화오션 거제조선소와 HD현대 울산조선소를 둘러볼 예정이다. 방문단 규모는 10여 명으로 알려졌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은 미국 측과 펠런 장관 방문 일정을 조율 중이다.
펠런 장관은 미 군함 MRO와 건조를 책임지는 해군선 수장이다. 펠런 장관은 전일 일본에서 나카타니 겐 방위성과 회담하고 조선소 사찰을 진행했다. 펠런 장관은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일과의 조선업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미 해군 군함 MRO 사업 대규모 수주 가능성이 전망된다.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2024년 2월 카를로스 델 토로 당시 미 해군성 장관이 방한해 국내 조선소를 둘러봤고, 같은 해 한화오션이 처음으로 미 해군 군함 2척에 대한 MRO 사업을 수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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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거제조선소에서는 한화오션이 미국 해군 함정 두 번째 MRO 사업으로 수주한 군수지원함 ‘유콘함’(USNS YUKON)이 막바지 수리 중이다. HD현대 울산조선소에서는 현재 이지스 구축함 2, 3번함을 짓고 있다. 미 해군성 일행은 이들 조선소를 찾아 한미 조선협력과 관련한 설명을 듣고 건조 시설을 둘러보는 등의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MRO 사업 2건 수주에 이어 올해는 5~6척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HD현대는 2024년 7월 미국 해군보급체계사령부와 함정정비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본격적으로 MRO 수주에 뛰어들었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는 방문 대상에서 빠졌다. 삼성중공업은 방산 사업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주력 분야는 MRO가 아닌, 해저에 매장된 석유, 가스를 탐사·시추·발굴·생산하는 설비인 해양플랜트다. 삼성중공업 측은 “MRO 사업 진출 여부를 검토 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조선소를 직접 둘러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이날 전용기편으로 입국했다. 재계 총수들과의 면담이 예정돼 있는데다 1박2일이라는 짧은 일정 상 거제, 울산 방문은 쉽지 않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다만 가능성은 남아있다. 트럼프 주니어는 트럼프 대통령과 1998년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의 옥포조선소를 둘러본 적이 있는 만큼 시간만 된다면 한화오션 거제조선소를 방문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전임 미 해군성 장관이 울산조선소를 방문했을 때는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특수선 야드와 건조 중인 함정을 직접 소개한 바 있다. HD현대 측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