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알래스카 프로젝트’ 초청장 보낸 美, 조선사에 기회 될까

입력 2025-05-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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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알래스카 주정부, 고위급 통상 당국자 초청
61조 규모 알래스카 프로젝트…트럼프 숙원사업
3년 치 일감 꽉 찬 조선소들
“리스크 큰 프로젝트…아직 구체화 논의 없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면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면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미국 트럼프 정부가 한국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참여하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가 쇄빙 LNG선 수주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미 알래스카 주정부가 6월 3~5일(현지시간)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제4회 알래스카 지속가능 에너지회의’에 맞춰 한국 등의 고위급 통상 당국자를 초청했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주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최신 에너지 기술과 함께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도 논의할 예정이다.

트럼프 정부가 알래스카 LNG 사업 압박을 본격화한 셈이다. 미국과 관세 협상 진행 중인 한국은 협상 주요 카드 중 하나로 알래스카 LNG 사업 참여 검토 중이다. 다만 정부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인 만큼, 초청에 응할지 결론을 아직 내리지 못한 상황이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알래스카 북부의 가스전에서 채굴한 천연가스를 1300㎞에 이르는 수송관으로 운송해 액화한 뒤 아시아로 수출하는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만 약 440억 달러(약 61조5000억 원)에 달한다. 공사 기간만 최소 7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알래스카 LNG 사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원 사업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의사당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알래스카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사업에 일본, 한국 등이 수조 달러씩 투자하면서 우리의 파트너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알래스카 LNG 가스전 개발에는 쇄빙선 조달이 필수다. 쇄빙선은 영하 50도 극지방의 얼음 바다를 부수며 항해를 해야 하기 때문에 특수 설계가 필요하다. LNG 쇄빙선은 쇄빙선 중에서도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된다. LNG 쇄빙선 1척 건조 비용은 일반 LNG 운반선보다 50% 이상 비싼 5000억 원 수준이다.

국내 조선 3사(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는 모두 LNG 쇄빙선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 갖추고 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글로벌 LNG 쇄빙선 수주량 70% 이상을 한국이 차지한다. 특히 한화오션은 전세계에서 LNG 쇄빙선을 가장 많이 건조했다. 삼성중공업은 러시아 조선소 즈베즈다와 LNG 쇄빙선·쇄빙셔틀탱커 건조협력 사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다만 조선 3사는 현재 2028년까지 새 배 만들 일정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3년치 일감이 다 찼다. 또 미국에서 운항하는 선박은 반드시 미국에서 건조돼야 한다는 ‘존스법’도 발목을 잡는다. 결국 한화가 지난해 인수한 필리조선소, HD현대가 업무 협약을 맺은 헌팅턴 잉걸스 조선소 등이 기술력과 생산력을 개선해 건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 조선사들은 또 알래스카 프로젝트 사업성에도 의구심을 표한다. 해당 사업은 미국에서 수십 년 동안 구상만 된 사업으로 사업 자체 성공 여부부터 불투명하다. 엑손모빌 같은 글로벌 기업도 10여 년 전 알래스카에 진출했다가 철수한 바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알래스카 프로젝트 자체에 대한 리스크가 적지 않다. 설비투자가 다 투입된 상태에서 도중에 프로젝트가 중단될 수도 있고, 공사도 한 두 해 걸리는 사업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업계 간담회도 진행되지 않았다. 정부끼리 협의해 큰 틀이라도 나와야 참여 여부를 따져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쇄빙 LNG선에 대해 미국 정부가 얼마나 발주할지, 가격은 어느 정도로 제시할지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전혀 나온 게 없다”라며 “관세 협상도 진행 중이고 지금은 일단 미국 정부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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