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제2차 경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경선 후보들이 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철수, 한동훈, 김문수, 홍준표 경선 후보. 2025.4.26 [국회사진기자단]](https://img.etoday.co.kr/pto_db/2025/04/20250426200029_2165684_600_608.jpg)
국민의힘이 대선 2차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안철수·한동훈·홍준표 후보(가나다순)의 사흘에 걸친 토론을 마무리하고 27일부터 2차 경선 투표에 돌입했다. 경선 주자들은 막판 당원 및 지지층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수도권 및 보수 텃밭으로 움직였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가시화하면서 국민의힘 경선 판세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질지가 남은 경선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선관위는 27~28일 당원 투표 5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비율을 합산해 3차 경선 진출자 2인을 압축한다. 결과는 29일 발표된다.
앞서 4강 주자들은 지난 3일간 맞수토론 및 4자 토론 등을 통해 정치 이력 및 정책 공약 등에 대한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김문수·홍준표 후보가 한동훈 후보의 '5대 메가폴리스'을 두고 허황된 공약이라며 협공을 벌였고, 한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과거 진보 진영과의 단일화 이력과 원전 관련 정책 기조 변경 등 약점을 파고들었다. 후보들은 계엄 및 탄핵과 관련한 사과 여부를 두고도 토론회 내내 격돌했다. 홍 후보는 한 후보와의 토론에서 윤·한 갈등이 계엄을 촉발했다는 책임론을 들고 나왔고, 한 후보는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던 사람이 계엄의 책임 있다"며 거친 비난을 이어갔다. 일각에선 이번 토론이 공약 검증보다는 서로에 대한 비난과 책임 공방만 난무한 토론이었다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후보들은 투표가 시작된 이 날부터 당원 및 지지층 표심 몰이에 들어갔다. 김 후보는 여의도 선거 캠프에서 가상자산 정책 공약을 발표한 뒤 1차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유정복 인천시장을 찾아 지지를 요청했다. 안 후보는 오전 국회에서 지지 호소 기자회견을 연 뒤 곧바로 부산으로 내려가 시민들과의 소통을 이어갔다. 한 후보도 유 인천시장을 찾았다. 인천 민심을 잡기 위해 유 시장에 지지요청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 후보는 이후 인천시당 시·구의원 및 당원 간담회, 서울지역 광역 기초 간담회, 경기도의원 간담회를 차례로 잡았다. 홍 후보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홍대 거리에서 청년들과 소통하는 이벤트를 연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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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간 진행되는 이번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올 경우 해당 후보는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 당원 투표 50%·일반 국민 여론조사 50% 비율로 1·2위의 3차 경선이 치러진다.
다만 정치권에선 이들 '빅4'의 지지도가 비슷한 만큼 과반 이상의 득표자가 나와 대선 최종후보로 직행하긴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최종 후보를 확정하는 5월 3일까지 경선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국민의힘이 경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한 대행의 출마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현재 정치권에선 한 대행이 오는 30일 대행직을 내려놓고 공식 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2차 경선 투표에서 '빅2'가 정해진 뒤 단일화 논의가 활발한 후보를 중심으로 표심이 쏠릴 수 있다는 해석이 힘을 받고 있다.
현재 김·안·홍·한 4인 후보 모두 한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띄워둔 상태다. 김 후보의 경우 일찍이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주장해온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캠프에 합류, 가장 먼저 문을 열었다. 홍 후보와 한 후보는 한 대행의 출마에 모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지만 한 대행의 출마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이어지면서 다양한 방식의 '반(反)명 빅텐트'로 입장을 선회했다. 안 후보는 반대 입장을 여전히 견지하고 있다. 다만 한 대행이 출마할 경우 국민의힘 대선 최종 후보와 경선을 치러 최종 후보를 뽑아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기자들과 만나 "한 대행은 대미 통상 전문가다. 미국과의 협상 통해 정말 1%라도 관세율을 낮추고,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적합하다"라면서도 "만약 대선에 출마하면 우리 당 최종 후보와 함께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를 뽑아야 한다. 소속과 상관없이 함께 경선을 치를 수 있지만 만약 한 대행 혼자라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대행은 오랜 공직 생활 경험을 갖춘 데다 계엄·탄핵 정국에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고 왔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출마 이후 보수 진영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아직 어렵다. 한 대행 사임 이후 국정 운영의 불확실성에 대한 부정 여론, 조기 대선 정국에서 정치 경험이 없는 한 대행이 보일 경쟁력 등에 대한 한계론도 나온다. 한국갤럽이 22~2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 대상을 조사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6.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한 대행은 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는 한 후보(8%), 홍 후보(7%), 김 후보(6%)와 비슷한 지지율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일각에서 추진하는 단일화나 빅텐트 모델은 어떤 일정과, 목표, 방식으로 국민에게 감동을 주겠다는 건지 명확하지 않다"며 "성공하기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한덕수 단일화론'에 대해 거품이 빠지고 있다고 평가절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