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장례식 엄수…“전통 깨고 소박한 작별 인사”

입력 2025-04-27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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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미사 25만 명·운구 행렬 15만 명 등 약 40만 명 마지막 길 배웅
트럼프·젤렌스키·스페인 국왕 등 60개국 정상·국왕 참석
한국, 유인촌 장관 단장 조문사절단 파견
내달 6일 콘클라베 시작 전망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26일(현지시간) 약 25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치러지고 있다. 바티칸/UPI연합뉴스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26일(현지시간) 약 25만 명이 운집한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치러지고 있다. 바티칸/UPI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6일(현지시간) 전 세계의 애도 속에 영면에 들었다.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의 벗이었던 그는 수백 년 동안 이어져온 화려한 교황의 장례 절차를 깨뜨리고 소박한 마지막 작별 인사를 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1일 향년 88세로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장례 미사가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엄수됐다. 21일 선종한 지 닷새 만에 열린 가운데 장례 미사에만 25만 명, 운구 행렬에는 15만 명 등 최소 40만 명이 교황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것으로 추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마틸드 벨기에 여왕, 윌리엄 영국 왕세자 등 세계 약 60개국 정상과 국왕을 포함해 150여 개국에서 온 대표단이 자리했다.

▲바티칸에서 26일(현지시간) 거행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에서 두 번째)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왼쪽에서 세 번째) 여사 등 세계 각국 정상과 귀빈들이 교황의 시신이 담긴 목관을 운구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바티칸/UPI연합뉴스
▲바티칸에서 26일(현지시간) 거행된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에서 두 번째)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왼쪽에서 세 번째) 여사 등 세계 각국 정상과 귀빈들이 교황의 시신이 담긴 목관을 운구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 바티칸/UPI연합뉴스

한국 정부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 조문사절단을 파견했다. 오현주 주교황청 한국대사와 안재홍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장이 사절단원으로 동행했다.

이날 장례 미사를 주례한 반니 바티스타 레 추기경단장은 강론에서 “벽이 아닌 다리를 세워야 한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에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며 했던 발언을 공개적으로 인용해 눈길을 끌었다.

미사 전반은 라틴어로 진행됐으나, 프랑스어·아랍어·스페인어·폴란드어·이탈리아어·독일어·영어·중국어로 기도문이 낭독됐다. 처음으로 중국어가 포함돼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 애썼던 교황의 뜻이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교황의 유지가 반영된 마지막 길은 왕처럼 군림하는 모습이 아니라, 겸손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마지막을 맞이하고자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이프러스·납·참나무로 만든 세 개의 중첩된 관에 안치된 이전 교황들과 달리 아연으로 안감 처리된 단조로운 나무 관 하나에 입관됐다. 목관은 아무런 장식 없이 십자가 문양만 새겨졌다. 운구 차량은 그가 평소 행사 때 탔던 흰색 ‘포프 모빌(Pope mobile)’이었다.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이 모셔진 관이 26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의 장례 미사 후 장지인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으로 이송되고 있다. 교황이 행사 때 즐겨 탔던 ‘포프 모빌’에 실린 채 운구되고 있으며, 40만 명이 운집해 교황의 ‘마지막 여정’을 배웅했다. 사람들은 "고마워요 교황(Gracie, Papa!)"을 외치며 손을 흔들거나, 눈물을 흘렸다. 또 핸드폰으로 교황의 마지막 여정을 촬영하기도 했다. 로마/AFP연합뉴스
▲고(故) 프란치스코 교황이 모셔진 관이 26일(현지시간)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의 장례 미사 후 장지인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으로 이송되고 있다. 교황이 행사 때 즐겨 탔던 ‘포프 모빌’에 실린 채 운구되고 있으며, 40만 명이 운집해 교황의 ‘마지막 여정’을 배웅했다. 사람들은 "고마워요 교황(Gracie, Papa!)"을 외치며 손을 흔들거나, 눈물을 흘렸다. 또 핸드폰으로 교황의 마지막 여정을 촬영하기도 했다. 로마/AFP연합뉴스

관은 교황이 평소 즐겨 찾던 로마 테르미니 기차역 인근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안장됐다. 교황이 바티칸 외부에 묻히는 건 1903년 로마 라테라노 대성전에 안치된 레오 13세 이후 122년 만이다. 묘비명에는 특별한 장식 없이 ‘프란치스쿠스’라는 라틴어 이름이 새겨졌다. 교황의 묘는 27일부터 일반에 공개되고, 9일의 애도 기간이 내달 4일까지 이어진다.

새로운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Conclave·추기경단 비밀회의)’는 이르면 내달 6일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콘클라베는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개시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세계 각지의 만 80세 미만 추기경 135명이 한곳에 모여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하루 두 차례 투표를 반복한다.

로이터는 “추기경들은 콘클라베에서 새 교황이 더욱 개방적인 교회를 추구하는 선대 교황의 노선을 계속 고수해야 할지, 아니면 더 전통적인 노선을 따라야 한다는 보수파에 교황 자리를 양보해야 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지인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베들레헴에 있는 성탄교회에서 2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이날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 맞춰 추모 미사가 열리고 있다. 베들레헴(팔레스타인)/AP연합뉴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지인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베들레헴에 있는 성탄교회에서 26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이날 열린 프란치스코 교황 장례 미사에 맞춰 추모 미사가 열리고 있다. 베들레헴(팔레스타인)/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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