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가별 상호관세 부과로 자국 기업들 역시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애플, 테슬라 등 해외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는 일부 미국 기업들은 가격 정책 조정, 공급망 다각화 등 대응책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점쳐진다.
6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주요 기업들은 상호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제품 가격 인상, 공급망 위치 변경, 미국 내 신규 공장 설립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애플은 아이폰 생산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이번 관세 인상의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중국에 대해 부과한 상호관세는 34%다. 기존 중국에 적용했던 관세 20%를 더하면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 관세는 54%에 달한다.
외신 및 해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일부 제품에 관해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애플이 당장 하반기 신제품 플래그십 모델 ‘아이폰17 시리즈’를 생산해야 하는 만큼 단기간에 생산지를 옮기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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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로젠블래트 증권은 애플이 상호관세를 토대로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할 경우 약 43%의 가격 인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미국에서 799달러에 출시된 아이폰16 시리즈 기본형의 경우 최대 1142달러로, 1599달러에 출시된 최고급 모델 아이폰16 프로맥스의 경우 최대 2300달러로 각각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은 가격 인상 카드와 동시에 인도나 베트남 등 상대적으로 관세 인상률이 적은 국가의 공급망을 확대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통신사 보조금을 늘리는 방안, 공급사에 비용 절감을 압박하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테슬라의 경우 생산 공장이 전 세계에 고르게 분산된 만큼 이를 유연하게 활용해 자동차 관세로부터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평가다. 테슬라는 현재 미국, 중국, 독일 등 주요 지역에 자동차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올해 신규 모델인 ‘모델Y 주니퍼’는 중국 상해, 독일 베를린, 미국 텍사스 및 프리몬트 등 4개 공장에서 생산 중이며, 각 공장에서 만든 물량은 해당 지역에서만 판매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엔비디아는 미국에서 자사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제품 조립 비중을 크게 늘려 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관세 인상 대상에서 반도체는 제외됐지만, GPU, 서버 시스템 등 반도체를 포함한 완제품은 조립 장소에 따라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임지용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완제품 조립 비중은 중국 20%, 대만 30%, 멕시코 30%, 미국 20%로, 최근 멕시코 및 미국 조립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 추진 결과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