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빙붕부터 국내 산림까지 정밀 감시
비·구름 뚫는 영상레이다…주야간 무관
기후변화·산불 대응 활용…정책 기여도 기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우주연구원이 개발한 국산 소형위성이 우주에서 2년간 영상레이다(SAR) 기술검증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25일 밝혔다. 이 위성은 북극 해빙 변화와 국내 산림 생태계 관측에 활용되고 있다.
차세대소형위성2호는 2023년 5월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3차에 실려 발사됐다. 위성에 탑재된 영상레이다는 KAIST 우주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설계하고 제작한 국산화한 기술이다.
이 레이다는 전자파 기반 능동 센서로 주·야간, 기상 조건과 관계없이 지구를 촬영할 수 있다. 특히 구름이나 비가 자주 오는 한반도 환경 감시에 적합하다.
2023년 발사 이후, 위성은 하루 평균 3~4회씩 지구를 촬영했다. 지금까지 1200회 이상 임무를 수행했다. 위성의 임무 수명이 지난 현재도 성능은 양호하다. KAIST는 기술 검증을 마친 위성을 실제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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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부터는 극지연구소, 국립공원연구원과 협력해 북극 해빙과 국내 산림 변화 지역을 집중적으로 촬영하고 있다.
극지연구소는 유럽우주청(ESA)의 ‘센티넬-1’ 위성과 차세대소형위성2호의 데이터를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캐나다 밀른 빙붕 뒤편 얼음 호수 면적이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약 15㎢ 늘어난 것을 포착했다. 이는 기후 변화로 인한 구조 불안정이 심화하고 있다는 신호다.
김현철 극지연구소 원격탐사빙권정보센터장은 “이번 결과는 북극 빙붕이 기후 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보여주는 증거”라며 “앞으로도 차세대소형위성2호 영상레이다를 이용한 지속적인 관측과 분석을 통해 북극 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국제적인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지연구소는 이번 연구 성과를 국제학술대회에도 발표할 예정이다.

국립공원연구원도 위성 영상을 생물계절 변화, 고지대 침엽수 고사, 산사태 등 산림 생태계 모니터링에 활용하고 있다. 산림의 탄소 저장량을 위성으로 분석하고, 현장 자료와 비교해 정밀도를 높이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영상레이다는 불이나 연기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 산불 관측에도 유용하다. 보호구역을 정기적으로 감시하는 데 효과적이어서 산림 보호 정책 수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위성 데이터를 연구기관이 쉽게 쓸 수 있도록 표준 영상 제품으로 가공하는 시스템도 개발 중이다. 우주항공청의 예산 지원을 받아 진행된다.
한재흥 우주연구원장은 “차세대소형위성2호는 국산화 개발에 성공한 것에 그치지 않고, 실제 환경 분석과 국가 연구에 직접 활용되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차세대소형위성2호 영상레이다 데이터의 활용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차세대소형위성2호는 KAIST가 보유한 우주 기술력과 연구진의 혁신 역량을 집약한 결과물로, 이번 성과는 KAIST가 앞으로 우주 기술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에 더 큰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신호라고 생각하고 앞으로도 이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