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정치 인생 30년 만에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는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3차 경선 진출자 발표 직후 자신의 대선 캠프가 있는 대하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저는 소시민으로 돌아가 시장통에서, 거리에서 부담없이 만날 수 있는 그런 일개 시민으로 남고자 한다"고 밝혔다. 홍 전 대구시장은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자리를 떠났다.
홍 전 대구시장은 "30년 동안 저를 돌봐주신 국민 여러분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면서 "오늘 조기 졸업했다.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은 여기까지다. 더는 정치 안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내일 30년 정들었던 우리 당을 떠나고자 한다"면서 "더는 당에서 내 역할이 없고, 더이상 정계에 머물 명분도 없어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 갈등과 반목이 없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한다. 그동안 저를 지지해주신 당원동지 여러분께 거듭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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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홍 전 시장은 국민의힘 선관위가 3차 경선에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진출한다고 발표한 직후 "지난 30년간 여러분의 보살핌으로 훌륭하게, 깨끗하게 정치 인생을 오늘로써 졸업하게 돼 정말 고맙다"며 사실상 정계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며 향후 본선 과정에서 직책을 맡지 않겠다는 뜻도 우회적으로 전했다.
3차 경선 진출자 박표 직전에도 "이번이 대선후보 경선 세 번째"라면서 "한 번은 민심에서 졌고, 한 번은 당심에서 졌다. 삼세판이니까 더할 여력은 없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으로 나왔다"라고 강조했다. 홍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캠프 남아있는 사람은 몰라도 본인은 (대선 경선 참여를) 안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대구시장은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업계 사건을 수사, 당시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하면서 스타 검사로 급부상했다. 당시 큰 인기를 얻었던 TV 드라마 '모래시계' 주인공의 모티브가 홍 전 시장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래시계 검사'로 통했다.
15대 총선을 통해 여의도에 입성한 홍 전 시장은 5선의 거물급 의원이 됐다.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지냈고, 경남도지사와 대구 시장까지 지내면서 정치력과 행정력을 모두 갖춘 정치인으로 불렸다.
다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졌던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넘어서지 못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진 이번 21대 대선에선 대구시장을 사퇴하고 출마했지만, 당내 2차 경선에서 김문수, 한동훈 후보에 밀리며 고배를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