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보다는 '당권'에 관심? [후보와 세끼]

입력 2025-05-1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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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5-05-18 17:29)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제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12일 시작되면서 6월 3일 대선일까지 역대급 단축 선거운동이 막을 올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간의 치열한 3파전이 이어지는 동안 본지는 각 후보와 그들의 캠프에서 일어난 숨겨진 이야기들을 전한다. 유력 후보들에 대한 24시간 밀착 취재를 바탕으로 풀어내는 이 코너는 단순히 흥미로운 뒷얘기가 아니라 유권자들이 각 후보들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차원에서 마련했다. 다만, 개인의 신상을 보호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부분적으로 가명을 사용한다.

#한끼: ‘대선'보단 ‘당권’

▲제21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대전 으능정이거리 스카이로드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서울 청계광장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대통령 선출을 위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사진 왼쪽부터)가 대전 으능정이거리 스카이로드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대구 서문시장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서울 청계광장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원내대표 출마설이 사실이세요?”,

“대선 얘기 하시는게 어떨까요.”

A 대선 후보의 캠프를 찾은 국회의원에게 한 기자가 '원내대표 출마설’에 대해 묻자 돌아온 답변이다. 제21대 대선이 한창이지만 민주당 캠프와 유세 현장 뒤풀이 자리 등에선 차기 정부의 인선과 당내 권력 구도에 대한 ‘썰'이 벌써부터 오르내린다. 민정수석에 누구, 시민사회수석에 누구, 문체부 장관에 누구이런 식이다. 차기 당 대표와 원내대표에 대한 '도는 글'도 일찌감치 퍼졌다. 해당 글에는 후보군의 이름을 포함해 대선 이후 진행될 원내대표 선거일자나 투표 방식 등도 담겼다.

대선을 보름가량 앞둔 상황에서 벌써부터 이런 예측성 글들이 도는 것은 이번 대선이 갑작스럽게 치러지는 보궐선거인 탓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해서다. 대선 기간 중 인사 검증을 해야 하는 물리적 한계가 직면한 것이다. 특히 A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 지지도 조사에서 독주가 계속되다 보니 당내 권력구도를 통한 예측과 인사를 추천하는 열망들이 뒤섞이면서 갖가지 가능성들이 쏟아지는 것으로 보인다. '싱거운 선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시선이 자연스레 바깥으로 흐르는 형국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이런 현상에 대해 “이 후보의 스타일 상 과하게 언급되는 인물은 오히려 (인선에서) 안 좋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차기 인선과 당권에 관해 떠도는 말들이 오히려 해당 인물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언이다. 대선이 아직 남은 상황에서 혹시 모를 악재를 우려하며 함구하는 분위기다. 아직 완벽한 내란 종식을 이루지 못했고, 대선이 끝나지 않았는데 현 시점에 당권 얘기를 꺼내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는 관점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선거대책위원회에 ‘입조심’ 지침이 선거 초반부터 지금까지도 꾸준히 내려지고 있다고 전했다.

#두끼: "불협화음? 호흡 맞춰가는 단계 아닐까요?"

대선 후보 경선을 끝낸 뒤 우여곡절 끝에 문을 연 B 후보의 캠프. 최근 정치권엔 해당 캠프 분위기가 사실상 사분오열에 가깝다는 전언이 이어진다.

예컨대, 대선 후보 캠프는 통상 하루 전날 취재 기자들을 위해 각 후보 일정을 미리 공지한다. 공지 시간은 대략 오후 5~6시. 기자들이 취재 일정을 미리 짜고, 지방 일정의 경우 교통편을 예약해야 하는 만큼 이른 공지는 필수다. 그런데 해당 캠프의 후보 일정 공지가 밤 10시가 넘어서야 나오는 일이 발생하며 소란이 이어졌다.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졌고, 캠프 측에서는 “양해 부탁드린다”라면서도 “우리 잘못이 아니다”라는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일정팀이 빨리 일정 확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달하는 공보팀 역시 힘들었다는 후문이다.

최근 보인 깊은 내홍의 여진인지 명확하지 않으나 내부에선 후보 측과 당 측을 각각 대변하는 실세 정치인간 알력 다툼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명장을 받는 순서 등 사소한 기싸움까지 있다는 후문이다. 한 관계자는 “호흡을 맞춰나가는 단계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요”라고 포장했지만 사실상 내부 혼란을 인정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선이 끝난 후가 더 걱정된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이런 신경전이 후보의 유세 일정에 반영된다는 얘기가 돈다. 해당 캠프 소식을 잘 아는 또다른 관계자는 “캠프 실세가 된 정치인 때문에 대선 후보가 그분 지역구를 가는 것 같다”며 “시간이 없다. 다른 후보들처럼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가야 하는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세끼: 유세 중 어쩌다 보니 술 한 병

선거 유세 중 한 지역 시장을 방문한 C 후보. 이날 유난히 상인들의 반응이 좋았다. “실물이 훨씬 잘생겼다”, “진짜 팬이다”, “사랑해요”라고 말하며 C 후보 주변으로 상인 7~8명이 동시에 몰렸고, 환영 인파에 후보는 “열심히 하겠다”, “많이 파시라”라며 연신 허리를 숙였다.

“사진 한번”이라며 자신의 휴대폰을 내미는 상인들이 많아 3보 걷고 멈추기를 반복했다. 경찰들이 친 통제선 너머로 C 후보를 본 일부 상인들은 골목을 돌고 돌아와 사진을 찍었다. 외국인 중장년 여성들도 “쏘리, 쏘리(sorry, sorry)”, “픽쳐, 픽쳐(picture, picture)” 하면서 후보의 옆으로 왔다. C 후보는 한 번도 요청을 거절하지 않은 채 계속 사진을 찍었다.

C 후보는 시장 안에 있는 가게 안으로도 인사를 다녔다. “여기까지는 아무도 안 오는데”라며 고마워했다.그러다 들른 고래고기 집에서 소주를 마시던 한 시민이 소주잔에 소주를 넘칠 듯이 가득 담아 후보에게 건넸다. 뒤이어 돼지 껍데기 집에서도 소주 한 잔, 옆 가게에서 또 한 잔, 그 옆에서 다시 한 잔. 그렇게 원샷을 계속하던 C 후보가 마신 술은 거의 한 병에 달할정도였다고 한다.

시장 일정을 마친 C 후보는 결국 빨개진 얼굴로 유세 차량에 올랐다. C 후보는 이후 일정에서도 50분가량을 연설을 이어갔다. 예정에 없었던 심야 거리유세에도 나섰다. 유세는 자정이 넘어서야 끝났고, C 후보는 목이 쉰 채로 심야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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