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대선을 앞두고 행정수도를 서울에서 세종시로 옮기는 '세종 천도론'이 다시 고개를 들면서 세종 집값이 요동치고 있다. 세종은 과거에도 동일한 호재로 집값이 급등락 한 바 있어 상승세가 지속할지 주목된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나성동 나릿재2단지 리더스포레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1억8500만 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9~10억 원대에 실거래가 체결됐으나 호가는 여전히 11억 원 대를 유지 중이다.
세종정부청사와 인접한 ‘한뜰마을6단지 중흥S클래스센텀뷰’ 전용 84㎡는 직전 거래 대비 2억 원 뛴 8억8000만 원에 거래됐다.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온 동일 타입 매물은 이보다 2억 원가량 높은 최고 10억5000만 원에 나와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가격 동향(이달 둘째 주)을 보면 세종시 집값은 전주 대비 0.07% 하락에서 0.04%로 1년 5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이후 이달 셋째 주 조사에서도 0.23% 오르며 상승세가 지속하는 중이다.
관련 뉴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최근 청약 신청을 받은 세종 산울마을 5단지 세종파밀리에더파크 4가구 줍줍에는 10만8057명이 몰려 청약시스템이 마비됐다. 이 단지는 시세 차익 2억 원에 대통령실 이전 기대감이 맞물리며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는 세종시 집값 상승세가 대선 국면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세종시가 이른바 '정치 테마주'로 묶이면서 선거철마다 가격이 요동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020년 민주당이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들고나오자 세종시 집값은 45% 폭등했지만, 이전이 흐지부지 되면서 가격이 급락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세종시 매매가는 부동산판 정치 테마주로 묶여 등락하는 상태"라며 "이번 상승세도 후보들이 공약을 발표하는 대선 정국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 매매가 회복세가 더딘 점도 매수자 유입을 부추기고 있다는 견해다. 박 위원은 "지금 상승세는 단기 급락에 따른 매수자 유입으로도 볼 수 있다. 2022년 대비 회복률이 72% 그치는 등 너무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 메리트가 커진 것"이라며 "반드시 정치 이슈가 아니어도 회복세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견해도 있다. 고준석 연세대학교 상남경영원 교수는 "천도설로 인해 소폭 반등했지만 가격이 더 오르기는 힘들다. 수도 이전은 아직 먼 미래 이야기인데 당장 거기 투자해서 가격이 오르기를 바라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라며 "또 인근 청주나 대전 지역의 미분양 물량이 많아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지긴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