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역대 대선에서 선거일 2주전 발표된 여론조사와 최종 결과가 비슷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본지가 한국갤럽 여론조사를 기준으로 역대 대선과 이번 대선을 살펴본 결과, 제13대 대선을 14일 앞두고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노태우 당시 민주정의당 후보 33.7%, 김영삼 통일민주당 후보 29.2%,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 25.5%를 기록했다. 2주 뒤인 1987년 12월 16일 선거 결과 노태우 후보가 36.6%로 당선됐다. 뒤이어 김영삼 28.0%, 김대중 27.1%를 받았다. 2주 전 여론조사와 비교해 순위 변화가 없었다.
5년 뒤인 1992년, 제14대 대선을 16일 앞둔 12월 2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 22.7%, 김대중 민주당 후보 20.1%, 정주영 통일국민당 후보 10.4%를 받았다. 실제 대선에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약 2주 전보다 19.3%포인트(p)를 더 받아 42.0%의 지지율로 압승했다. 이때 ‘이선실 간첩단 사건’이 발생해 안보 이슈가 크게 부상하면서 보수층 결집이 이뤄졌다. 이선실 간첩단 사건은 북한의 고위 간첩 이선실이 주도한 대규모 지하조직 활동이 드러난 사건으로, 당시 야당 후보였던 김대중 후보의 측근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이후 15~19대까지 약 10년간 최소 12일에서 최대 14일 사이 발표된 여론조사와 대선 결과를 비교했을 때 1위 후보가 바뀌는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다. 득표율 또한 대체로 유사했다.
다만 19대 대선의 경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2017년 4월 17일) 이후부터 줄곧 2위를 했던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가 3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순위가 바뀌었다. 같은 해 4월 23일 TV 토론회에서 안 후보의 “제가 MB 아바타입니까?”라는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다. 당시 안 후보의 치명적인 실수로 중도·보수 성향의 유동층이 안 후보를 떠나 홍 후보로 옮겨갔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하지만 짧은 시간 부동의 1위를 해왔던 문재인 전 대통령을 꺾을 수는 없었다.

지난 대선 때는 ‘0.73%p’라는 역대 선거 사상 최소 득표율 격차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됐던 터라 여론조사 수치도 대선 막판까지 엎치락뒤치락했다. 대선을 13일 앞둔 2022년 2월 24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3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38%로 이 후보가 1%p 앞섰다. 당시는 윤 후보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의 단일화가 결렬되는 이슈가 있었다. 이후 대선을 일주일 앞둔 3월 2일에는 윤석열(39%), 이재명(38%)으로 상황은 역전됐고, 하루 뒤 ‘윤석열-안철수 단일화’도 이뤄지면서 윤 전 대통령의 승리로 끝났다.

대선이 13일 앞으로 다가온 현재 여론조사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수성을 점하고 있다. 16일 공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1%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김문수(29%), 이준석(8%) 순이었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20일) CBS 라디오에 나와 “현재 여론조사의 추세에 의하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승리는 예측 가능하지 않나라고 본다”며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받았던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51.6%로 직선제 개헌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최다득표율을 받았다.
이른바 ‘이재명 독주 체제’ 지형을 바꾸기 위해 국민의힘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목을 매고 있다. 다만 이준석 후보는 “절대 단일화는 없다”며 못 박는 상황이다. 윤태곤 더모아 실장은 CBS 라디오에서 “합치면 이길 수 있다는 게 나와야 (단일화가 가능하다)”라면서 김 후보의 지지율이 40%대가 나와야 단일화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해당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1987년부터 2025년까지 조사된 한국갤럽 대통령 선거 후보 지지도다. ‘1987년(제13대)~2012년(제18대) 대통령 선거 후보 지지도 추이’ 자료와 2017년 4월 4주, 2022년 2월 4주와 3월 1주, 2025년 5월 3주 여론조사를 활용했다. 2025년 5월 조사는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12일부터 13일까지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물은 결과다. 조사는 휴대전화(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8.9%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