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이앤씨가 대구 초고가 후분양 단지 ‘어나드범어’ 분양에 나선다. 최고 수준의 마감재와 하이엔드 설계를 앞세운 이 단지는 대구 주택시장의 새로운 고급화 흐름을 상징한다. 다만 최근 인근 생활권의 1군 건설사 단지가 청약 참패를 기록한 점은 흥행 여부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다.
2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옛 대구 MBC 부지에 들어서는 ‘어나드범어’를 5월 말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6층~ 지상 33층, 총 5개 동 규모로 아파트와 주거형 오피스텔, 판매시설이 함께 구성되는 복합단지로 조성된다. 이중 아파트는 4개 동 전용면적 136~244㎡ 604가구 규모로 전 가구가 대구에서 희소성이 높은 대형 평형의 고급 아파트로 구성된다.
포스코이앤씨는 이 단지가 대구 최초, 최고의 아파트라고 내세우며 흥행을 자신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어나드범어를 통해 대구 주택시장의 고급화 수요를 본격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이탈리아산 주방가구 ‘다다(Dada)’, 독일 욕실 브랜드 ‘그로헤(GROHE)’, 하이엔드 가구 ‘아르모(Armo)’, 스카이 커뮤니티를 비롯해, 대구지역 최초로 입주민 전용 영화관과 컨시어지 서비스까지 계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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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분양가 역시 대구지역 최고 수준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 따르면 3.3㎡당 4000만~4500만 원 선에서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최근 대우건설이 분양한 ‘벤처밸리 푸르지오’보다 약 두 배 수준이다. 가구당 총분양가는 최소 16억~18억 원 이상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기존 대구 아파트 시장에서는 보기 드문 최고급 마감재와 서비스 수준을 갖췄다”며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새로운 고급 주거문화의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침체된 대구 분양시장은 어나드범어의 흥행 가능성을 가늠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인접 생활권에 위치한 대우건설의 ‘벤처밸리 푸르지오’는 지난 20일 실시된 1순위 청약에서 540가구 모집에 단 10명만 신청하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벤처밸리 푸르지오와 어나드범어는 행정구역이 다르지만 도보 10분 내 거리에 위치해 있어 사실상 생활권을 공유한다.
벤처밸리 푸르지오의 흥행 실패 원인으로는 고분양가가 꼽힌다. 이 단지는 전용 84㎡ 단일 평형, 후분양 단지로 3.3㎡당 평균 분양가는 2201만 원, 가구당 약 7억8000만 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비역세권 입지 등의 요인에 고분양가까지 겹치면서 수요자 외면을 피하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어나드범어가 벤처밸리 푸르지오보다 두 배에 가까운 분양가를 제시하고 있는 만큼 수요자의 선택이 더욱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특히 대구 전반에 걸친 미분양 증가, 금리 부담, 거래 절벽 현상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후분양임에도 분양 리스크는 여전하다는 평가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성구라는 지역 프리미엄이 있긴 하지만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 4000만 원이 넘는 분양가는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며 “자산 여유가 있는 일부 수요자 외엔 진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