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영진 체감경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줄줄이 전망 하향 조정

입력 2025-04-23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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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500 기업 27% 실적 전망 낮춰…9%만 상향
코로나19 팬데믹 때처럼 ‘잠재적 정보 공백’ 우려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11일(현지시간) 행인들이 미국 국기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11일(현지시간) 행인들이 미국 국기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욕/AFP연합뉴스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기업 경영진들이 거시경제 상황에 대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가장 비관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에서 17일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 기업들의 콘퍼런스콜에서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언급 대비 긍정 의견 비율이 평년보다 훨씬 낮아져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실적발표 시즌은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긍정적인 언급을 통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다르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촉발한 관세전쟁 이후 뉴욕증시 S&P500지수가 2월 고점 대비 약 15%나 하락하면서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경영진들의 부정적 경제 진단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올해 기업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기업들도 늘어났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에 따르면 1분기 S&P500 기업 가운데 27%가 연간 가이던스(실적 전망)을 낮춰 잡았다. 연간 전망치를 끌어올린 기업은 9%에 불과했다.

자동차 제조사나 운송업체처럼 경기 변동에 따라 이익이 결정되는 기업들의 경우 타격이 더 컸다. 씨티그룹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달 들어 향후 12개월 동안의 순이익 전망을 종전보다 평균 9% 낮췄다”고 집계했다. 반면 불황기에 더 잘 팔리는 경향이 있는 식품과 생필품 관련 기업들은 예상치를 1% 이상 끌어올리며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베테랑 시장 전략가인 짐 폴슨 전 루트홀드그룹 수석 투자전략가는 “거의 모든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기업 환경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S&P500기업 콘퍼런스콜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언급 대비 긍정 의견 비율.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 올해 1분기는 4월 17일까지 실적 발표 기준. 출처 블룸버그
▲미국 S&P500기업 콘퍼런스콜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부정적 언급 대비 긍정 의견 비율.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분석. 올해 1분기는 4월 17일까지 실적 발표 기준. 출처 블룸버그
많은 경영진은 백악관의 급변하는 정책이 자사 사업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ASML홀딩스는 “반도체 산업을 뒤흔들 관세 발표의 영향을 정량화할 방법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델타항공은 “글로벌 무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며 연간 재무 가이던스를 철회했다. 다국적 소비재 기업 킴벌리클라크는 무역전쟁이 비용에 미치는 영향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올해 순익 기대치를 하향 조정했다.

BoA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때처럼 기업들이 가이던스를 내놓지 못하면서 ‘잠재적 정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케일라 세더 스테이트스트리트 BoA 거시 다중 자산 전략가는 “모든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기업이 지침을 제공하는 일은 어려울 것”이라며 “이는 관세 협상이 더 확실하게 구체화할 때까지 양방향 리스크가 계속되고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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