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시가총액 12조에서 1.7조로 좁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시총 30조 증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해방의 날(상호관세 부과)’을 선언한 후 국내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 났다.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은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은 시가총액이 일제히 축소된 반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필두로 한 방위산업 관련 종목들은 급증하면서 시장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방산 대장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5일 기준 시가총액 37조5589억 원으로 코스피 시장서 6위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28조5793억 원에서 8조9796억 원 늘어나면서 순위가 10위에서 6위로 뛰어올랐다.
같은 기간 5위 현대차는 41조2969억 원에서 39조5378억 원으로 약 1조7591억 원이 감소했다. 순위는 변동 없었지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턱밑까지 추격을 당했다. 지난달 31일 기준 두 기업의 시가총액 차이는 약 12조7176억 원에 달했지만, 지난 25일에는 약 1조9789억 원으로 차이를 좁혔다. 이는 방위산업 수요 확대와 중동 및 유럽을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 덕분이다.
장남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목표주가를 82만 원에서 58% 오른 13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장 연구원은 “유럽·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무기 수요가 증가하는 동시에 방산 내부 조달 수요 역시 늘어나고 있어 현지 거점 확보가 중요하다”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선제적인 거점 확보를 통해 미래 수출 경쟁력이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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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총 11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알렸다. 동유럽 천무 유도탄 합작법인(JV) 투자, 사우디 국가방위부 JV 투자, 유럽 유도탄·탄약·지상 장비 거점 투자 등에 6조3000억 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같은 기간 HD현대중공업(11위→7위), 한화오션(16위→12위)도 시가총액을 늘리면서 방산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 기류를 탔다. 이번 시가총액 변동은 단기적인 테마주 급등을 넘어, 방위산업과 전략 산업 중심으로 시장의 중심축이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를 예고했다.
반도체 양대 산맥으로 수출 민감 업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 여파로 시가총액이 급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시가총액 342조1550억 원에서 지난 25일 329조7238억 원으로 약 25조7504억 원이 증발했다. SK하이닉스도 같은 기간 시가총액이 4조5864억 원 줄었다. 순위 변동은 없었지만, 두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도 각각 16.83%에서 15.81%, 6.83%에서 6.44%로 축소됐다.
기아는 시가총액이 36조 원에서 34조 원으로 줄어들면서 순위 역시 7위에서 10위까지 밀렸다. 기아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관세 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으로 인해 시가총액이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