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아...조사 착수
컨테이너 2000개 불 타고 건물 상당수 파손

이란 남동부의 최대 항구에서 폭발이 벌어지면서 최소 40명이 사망하고, 1000여명이 다치는 등 극심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27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전날 오전 이란 호르모즈간주 반다르압바스의 샤히드라자이 항구에서 대규모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파르스통신이 보도한 CCTV 영상에서는 컨테이너 사이에서 작은 화재가 발생한 뒤 인근 작업자들이 대피하는 것이 보이며, 이후 큰 폭발과 함께 영상도 종료됐다.
폭발 사고로 컨테이너 약 2000개가 불에 탔으며 항구 건물 상당수가 심하게 파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뉴스
이날 오전 기준 화재는 약 80%까지 진압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후 늦게 완전히 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폭발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다. 당국은 화학 물질을 싣고 있던 컨테이너에서 폭발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지만 구체적인 화학 물질은 특정하지 않았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한 관계자는 폭발 원인 물질로 미사일 고체연료에 쓰이는 주요 성분인 과염소산나트륨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민간 보안회사 앰브리도 항구에서 과염소산나트륨을 부적절하게 보관했기 때문에 폭발 전 징후가 있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1월 중국에서 이란으로 향하는 과염소산나트륨이 선적됐다고 전했다.
이란이 오만에서 미국과 3차 핵협상을 시작한 전날 폭발 사고가 일어났지만, 당국은 서로 관련이 없다고 파악하고 있으며 테러나 군사 공격 가능성도 우선은 배제하고 있다.
사고 정황이 2020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항구에서 발생한 폭발 대참사와 비슷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에도 항구 한편에 6년째 적재된 다량의 질산암모늄이 폭발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란 내무부는 폭발 사고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호르모즈간 주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29일까지 사흘 동안은 애도 기간으로 선포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애도를 표했다.
샤히드라자이항은 이란 최대 규모 항구로 지난해 이란 전체 컨테이너 교통량의 85%를 처리했으며 세계 원유 수송의 약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해협에 있다. 연간 약 8000만t(톤)의 화물을 처리하며 석유 탱크와 화학시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