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사양 메모리 사용 등 통해 가격 크게 낮춰
이르면 6월부터 대량 생산...다른 모델도 개발 중
젠슨 황 “수출 제한에 150억 달러 매출 손실 위기”

엔비디아가 미국의 규제를 피해 중국에 인공지능(AI) 칩을 수출하기 위해 이르면 6월부터 새로운 저사양 모델을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CNBC방송이 2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칩은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AI 프로세서 제품군에 속하며 가격은 6500~8000달러(약 890만~1094만 원)로 H20(1만~1만2000달러)보다 크게 낮다. 또한 서버급 그래픽처리장치(GPU)인 RTX 프로 6000D를 기반으로 하고 더 발전된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신 일반적인 GDDR7 메모리를 사용할 예정이다. 제조 요구사항이 단순하고 사양이 낮아서 가격도 저렴하다.
엔비디아가 미국의 수출 제한에 따라 중국 수출용 칩을 제작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엔비디아는 2022년 A100과 H100 칩에 기반을 뒀지만 성능을 제한한 A800과 H800 칩을 내놓았지만, 미국 정부는 2022년 이들 칩에 대해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또 중국 전용으로 설계한 H20 제품군에 대해서도 지난달 수출을 사실상 금지했다. 이에 엔비디아는 H20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을 개발했지만, 여기에 쓰인 ‘호퍼 아키텍처’가 현재 수출 제한 규정에 걸려 결국 새로운 칩 개발로 방향을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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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중국 시장을 위한 또 다른 블랙웰 아키텍처 기반 칩도 개발 중이며 이 칩은 이르면 9월부터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비디아에 있어 중국은 1월 말 종료한 지난 회계연도에 매출의 13%를 차지할 정도로 놓칠 수 없는 큰 시장이다. H20 수출 제한으로 엔비디아는 약 55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중국 수출 제한으로 엔비디아가 약 150억 달러의 매출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황 CEO는 미국 행정부를 향해서도 “AI 칩 수출 제한은 실패한 정책”이라며 “500억 달러의 기회를 품은 중국시장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전히 스리람 크리슈나 백악관 AI 담당 선임 고문은 21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전 세계적으로 AI 기술 생태계 전체가 미국산으로 이뤄지길 바라는 건 젠슨 황과 같다”면서도 “그러나 AI 칩이 중국에 반입될 경우에 대한 초당적이고 광범위한 우려가 있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