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3E·DDR5 주력 제품 호조
2분기 실적도 사상 최대 관측
AI 메모리 수요 지속에 기대감 커져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계절적 비수기인 1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이어갔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고대역폭 메모리 5세대 제품인 HBM3E와 DDR5 메모리 판매 확대 등으로 시장 기대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 17조6391억 원, 영업이익 7조4405억 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이번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4분기(매출 19조7670억 원, 영업이익 8조828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성과다. 1분기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다. 종전 1분기 최대 기록은 매출의 경우 작년 1분기에 세운 12조4296억원, 영업이익은 2018년 1분기에 기록한 4조3673억 원이다. 영업이익률도 전 분기 대비 1%포인트 개선된 42%를 기록하며 8개 분기 연속 개선 추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실적 달성에 힘입어 1분기 말 기준 회사의 현금성 자산은 14조3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2000억 원 늘었다. 이에 따라 차입금과 순차입금 비율도 각각 29%와 11%로 개선됐다.
1분기는 일반적으로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AI 개발 경쟁과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대비한 고객사의 재고 확충 움직임이 맞물리며 메모리 시장 회복세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SK하이닉스는 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며,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이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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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당사 경쟁력을 입증하는 실적을 달성했다"며 "앞으로 시장 상황이 조정기에 진입하더라도 차별화된 실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사업 체질 개선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수요 전망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러한 환경 변화에도 고객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공급망 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HBM3E 12단 제품은 고객사의 수요 증가에 따라 판매 확대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올해 전체 HBM 매출은 전년 대비 약 2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는 이미 HBM3E 제품을 주력으로 2분기부터 매출 비중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6세대인 HBM4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주요 고객사에 샘플을 제공했다. HBM4 12단 제품은 고객 수요에 맞춰 올해 내 양산 준비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D램 시장에서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삼성전자(34%)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HBM 분야에서는 시장 점유율 70%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점한 것으로 조사됐다.
AI 서버 및 고성능 PC용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제품군도 확대했다. LPCAMM2는 일부 PC 고객에 공급을 시작했으며, SOCAMM은 AI 서버용 저전력 모듈로 수요 시점에 맞춰 공급할 계획이다. 낸드 부문에서는 고용량 기업용 SSD 수요 대응에 집중하는 한편, 투자 효율성과 수익성 중심의 경영을 이어갈 방침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부사장(CFO)는 “설비투자 원칙을 준수하면서 수익성이 확보된 분야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며 “AI 메모리 리더로서 파트너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기술 한계를 돌파해, 업계 1등 경쟁력을 바탕으로 한 지속적인 이익 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