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흥토건, 지난해만 특수관계사 차입 2조 육박…은행 대신 계열사 돈 빌리며 재무건전성 악화?

입력 2025-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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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 사옥 전경 (사진제공=중흥토건)
▲중흥그룹 사옥 전경 (사진제공=중흥토건)

중흥토건이 지난해에만 특수관계사로부터 2조 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등 외부 금융기관 차입을 줄이고 특수관계사 의존도를 크게 높인 결과다. 지배구조 개편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한 조치지만 일각에서는 재무건전성 악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흥토건의 특수관계사 차입금은 1조8277억 원으로 전년(1조3950억 원) 대비 31% 증가했다. 중흥토건은 2019년까지 특수관계사 차입금이 없었지만 2020년 3895억 원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차입을 시작했다. 이후 2021년 소폭 감소(3780억 원)했다가 2022년 4200억 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반면 은행 등 외부 금융기관으로부터의 장기차입금은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중흥토건의 금융기관 장기차입금은 7576억 원으로 2023년 말 9668억 원 대비 약 21.6% 줄었다. 금리와 대출 심사 강화로 은행권 차입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조달이 쉬운 특수관계사 자금을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중흥토건의 특수관계사 차입 확대 주요 배경은 지주사 행위제한 규정 해소를 위한 계열사 흡수합병과 지분 취득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비상장 자회사의 지분을 50% 이상, 상장사 자회사는 3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중흥토건은 2023년까지 중봉홀딩스와 세종중흥건설을 흡수합병하고 나주관광개발, 선월하이파크밸리 등 여러 계열사의 지분율을 50% 이상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1조 원이 넘는 자금이 투입됐다.

또한 2022년 인수한 대우건설 관련 인수금융 상환 부담도 차입 확대 요인으로 작용했다. 당시 중흥그룹은 1조200억 원을 조달했으며 현재 약 3500억 원이 아직 상환되지 않은 상태다.

대규모 자금을 지배구조 개편에 사용하면서 당장 필요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단기 차입도 급격히 늘렸다. 2023년 말 1251억 원이던 단기차입금은 2024년 말 3208억 원으로 2.5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광주은행, 녹턴제일차, 키움캐피탈 등으로부터 고금리 단기대출을 확대하면서 중흥토건은 운영자금을 고금리 단기대출과 특수관계사 자금에 의존하는 구조로 전환했다.

이로 인한 금리 부담도 적지 않다. 중흥토건의 지난해 말 기준 장기차입금에 따른 연간 이자비용은 월 약 48억 원, 단기차입금 이자는 연간 월 약 16억 원으로 추산된다. 특수관계사 자금 대부분이 4.6% 내외 금리로 조달됐지만 단기 고금리 대출이 늘면서 총 이자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다.

이에 따라 중흥토건의 부채비율은 2023년 말 123.4%에서 지난해 말 기준 148.8%로 상승했다. 업계에선 특수관계사 차입 확대가 단기 유동성 확보에는 기여했지만 장기적으로는 재무건전성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상남경영원 교수는 “특수관계사 차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면 장기적인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외부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에선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 수단으로 활용한 점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흥토건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과 대우건설 인수 등으로 특수관계사 차입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며 "관련 이슈가 마무리되는 대로 재무건전성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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