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및 영업 인력 등 영입해 현지 공략 속도

DB하이텍이 중국 반도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중국 상하이에 현지 법인을 처음 설립하며 영업·마케팅 역량 강화와 신사업 발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최근 중국 내 사업 분위기가 긍정적으로 반전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법인 설립은 DB하이텍의 글로벌 전략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19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DB하이텍은 올해 3월 말 중국 상하이 창닝구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중국 법인장은 상하이 지사를 총괄하던 김태규 지사장이 맡아 총괄하게 된다.
DB하이텍 관계자는 “중국 현지 파운드리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기술 협력 등에 나서기 위한 목적”이라며 “앞으로 기술 및 영업 인력 등을 영입해 현지 공략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은 DB하이텍의 파운드리 고객 밀착 지원은 물론,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 활동과 신사업 추진 등을 담당한다.
기존에 DB하이텍은 중국 내 지사를 통해 사업을 운영해 왔는데 별도 법인을 설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의 사업 자율성과 대응 속도를 높이고, 영업·기술 인력을 체계적으로 운영해 보다 전략적인 고객 대응이 가능해졌다. 특히 현지 로컬 고객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기존 파운드리 고객과의 관계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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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은 경기 부천과 충북 음성에 8인치 파운드리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아날로그 반도체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운영 중이다. 첨단공정 위주 대만·한국 메이저 파운드리와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번 중국 법인 설립은 미·중 갈등이 기폭제가 됐다. 반도체 자립에 대한 요구가 커진 데다, 상당수 중국 팹리스가 미국 대신 다른 나라에 파운드리를 맡기기 시작하면서 DB하이텍의 중국 내 고객 포트폴리오가 넓어진 것이다. 중국 내 SMIC가 있긴 하지만 투자의 우선순위가 첨단 공정에 집중돼 있다. 중국 팹리스들의 중소형 아날로그, 전력 관리 반도체,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등 레거시 수요를 충족할 해외 파운드리가 추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중국 내 차량용 반도체 점유율이 높은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가 최근 중국 상무부의 반덤핑 조사 대상이 되면서 중국 내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 요구도 높아지고 있다. DB하이텍의 일부 라인에서는 TI 제품을 대체해 납품할 수 있는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DB하이텍의 상하이 법인은 중국 내 전략거점을 확보했다는 상징성과 함께 로컬 영업 확대와 기술 협력의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