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포스코 등 상품 약세
국내 대기업 그룹주 상장지수펀드(ETF) 성적이 미국발(發) 관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부터 최근 한 달간 ‘PLUS 한화그룹주 ETF’는 15.40% 상승했다. 한화그룹 주력 사업인 방산·조선업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수혜 업종으로 주목받으며 구성 종목이 급등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PLUS 한화그룹주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27.70%), 한화오션(25.56%), 한화시스템(11.13%), 한화솔루션(10.37%) 등을 포트폴리오로 편입하고 있다. 같은 기간 이들 종목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31.21%), 한화오션(10.67%) 한화시스템(6.59%) 한화솔루션(36.32%) 등이 대부분 두자릿 수 상승률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업 재건 의지를 드러내며 한국을 비롯한 동맹국에 선박 생산을 맡길 수 있다고 시사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유럽과 중동 등의 국내 방산업체를 향한 무기 수출 ‘러브콜’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그룹 관련 상품 수익률은 부진하다. ‘ACE 삼성그룹섹터가중(-4.79%)’,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5.00%)’, ‘KODEX 삼성그룹(-5.33%)’ 등 일제히 파란불이 켜졌다. 미국 정부가 글로벌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에 나서며 삼성전자도 타격을 입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삼성전자가 발표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조6000억 원으로 시장 컨센서스를 30% 넘게 웃돌았다.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놨음에도 삼성전자 주가가 회복세에 쉽사리 접어들지 못하는 배경에는 미국의 관세 단행과 경기 침체 우려와 같은 요소가 자리하고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 급락 등에서 나타나듯 미국발 글로벌 경기 둔화 가능성은 매우 큰 상황”이라며 “경기 민감 산업인 반도체 제품 수요와 업체 실적은 둔화할 전망으며, 인공지능(AI) 투자 둔화 역시 향후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수요 증가에 대한 우려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4.57%)’은 글로벌 상호관세 유예에도 자동차 관세 부과 방침은 유지되며 직격탄을 맞았다. 해당 종목의 현대차와 기아 편입 비중은 각각 21.44%, 19.30%에 달한다. ‘ACE 포스코그룹포커스(-12.86%)’, ‘KIWOOM SK그룹대표주(-12.32%)’ 등도 이차전지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하락했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고부가가치 산업에서 중국 의존도를 계속 낮추되 생산유발 효과가 큰 제조업은 보호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표적으로 미국에서 생산유발계수가 큰 산업은 자동차, 기초금속 등이며 컴퓨터와 전자제품은 상대적으로 생산유발 효과가 크지 않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