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치킨게임 막 시작…S&P500 하단 4850까지 열어야”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여전히 미국 투자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시가 관세 전쟁으로 인한 불경기 우려에 추락한 상황에서 주가 회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 원 이상 국내 206개 북미 펀드에는 최근 일주일(9~16일)간 6914억 원이 유입됐다. 전날 하루에만 1776억 원이 몰리며 거센 매수세를 보였다. 최근 6개월 동안에는 9조3258억 원이 들어왔는데, 이는 유럽(209억 원)을 제외하면 중국과 인도, 일본 등 글로벌 투자 펀드 중 가장 많은 순(純)유입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발표와 유예 결정을 거쳐 미국 증시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겪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최우선 선택지는 아직 미국임을 시사한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간접투자를 비롯해 서학개미(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도 미국 증시 개별 종목을 사들이고 있다.
15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관금액은 172억431만 달러로, 미국 주식 중 가장 많다. 엔비디아(103억9281만 달러), 애플(38억8089만 달러), 팔란티어(34억8305만 달러) 등이 뒤를 잇는다. 이달 들어 서학개미는 테슬라를 3억8168만 달러어치 순매수했고 엔비디아(1억3168만 달러), 애플(1억133만 달러) 등으로도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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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는 미국 증시 하단을 아직 열어둬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을 둘러싼 치킨게임(양측 모두 양보하지 않는 갈등 양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미국 백악관은 15일(현지시간) 중국에 최대 245%의 관세율을 적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자료를 올렸다. 중국은 최근 미국산 수입품 관세를 84%에서 125%로 높인 상태다.
이에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밑도는 등 시장에 안도감이 일시 확산할 수는 있더라도, 미국 내 인플레이션 압력과 경기 침체 우려는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선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2018년부터 본격화한 미중 무역 갈등에 S&P500 지수는 세 차례 단기 고점 형성 후 피크아웃(정정을 찍고 하락) 했다.
우지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추세적 상승을 기대하기는 시기상조로 판단하며, 2분기까지는 변동성 장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한다”며 “S&P500 하단을 4850포인트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으며, 관세 충격과 맞물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 불확실성까지 높아진 만큼 고배당주 중심의 투자를 권고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