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자본 한도 등 포트폴리오 고민

증권가는 다시 시동이 걸린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제도에 힘입어 종합투자계좌(IMA) 운용 성과는 물론 기업금융(IB)과 리테일 사업 확장 등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다만 어떤 분야에서 얼마나 수익을 올릴지를 두고는 후보군으로 꼽히는 증권사마다 셈법이 다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IMA 신청 요건을 갖추고 있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IMA 운용에 따른 총수익과 총비용을 아직 구체적으로 산정하지 않았다. 이들 증권사는 IMA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신규 또는 기존 인력을 관련 조직에 배치한 다음 본격적으로 IMA 운용 수익률을 분석한다는 구상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IMA 전담 조직 마련을 고려하고 있지만, 어떤 본부에 편성할지 등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사업을 위해 채용한 기존의 보험사, 자산운용사 출신 등 전문 운용력을 중심으로 별도 조직을 구성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IMA 가입자 수를 예측하기 어려운 단계에 있는 데다 운용 손익이 유동적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IMA는 운용 자산 만기에 따라 수개월부터 수년까지 기한을 두고 투자하는 상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MA는 장이 급락할 때도 고객 원금을 보장해야 해 손실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는 원금 손실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는 기존 증권사 사업 구조와는 다소 상충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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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정확한 손익 계산서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도 증권사들이 IMA 사업 진출을 준비하는 배경에는 운용 수익 이상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IMA에 예치된 자금으로 회사채, 전자단기사채(ABSTB)에 투자하거나 IB 제공에 착수할 수 있는 만큼 기업과 개인 고객 기반을 확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는 설명이다.
기존 발행어음 사업과 IMA 사업에 비슷한 측면이 있어 사업 방향성에 대해 일정 부분 가닥을 잡을 수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MA는 IB와 리테일, 운용 수익까지 잡을 수 있는 ‘일석삼조’ 영역으로 여겨진다”며 “IMA는 원금 보장형 운용 상품인 만큼 발행어음과 마찬가지로 위험 관리와 경험 있는 운용 인력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별로 IMA 사업에서 어떤 분야에 집중하면 유리할지는 밑그림이 그려져 있다. 각 증권사가 삼는 주력 사업 부문이 달라서다. 예컨대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세일즈 앤 트레이딩(S&T)과 자산관리(WM),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기업공개(IPO)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특화한 식이다.
금융당국의 IMA 투자 대상 규제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짜는 일은 증권사들이 풀어야 할 가장 까다로운 숙제로 남아 있다. 금융위원회는 증권사들이 IMA 조달 자금으로 IB 관련 자산을 70% 이상 편입해 운용하도록 했다.
부동산 운용 한도는 10%로 제한했고 모험자본 공급 의무는 25%로 뒀다. 발행어음과 IMA를 합한 통합 한도는 증권사 자기자본 대비 300%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300% 한도나 발행어음, 부동산 한도 등을 두고 증권사별로 상대적으로 여유 정도가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