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살어리랏다]이것만은 알고 가자, 묻지마 귀농 100% 실패… 가족과 먼저 합의하세요

입력 2013-01-2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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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만여명이 도시에서 농촌으로 이주했다. 철저한 귀농?귀촌 준비가 실패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전문가들은 이야기 한다. 사진은 지난해 귀농?귀촌 엑스포에서 관람객들이 상담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정부는 귀농·귀촌을 통해 베이비붐 세대와 청년 일자리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어 한다.

퇴직한 베이비붐 세대에게는 새로운 일거리를 찾아주고, 청년층에게는 농업창업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의 식량 주권을 책임 질 수 있도록 창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귀농·귀촌 사례를 살펴보면 베이비붐 세대든 청년층이든 ‘묻지마식 귀농·귀촌’은 거의 대부분 실패의 길을 반복해 왔다.

전문가들은 “귀농·귀촌에 실패하지 않고, 가장 빠르게 농촌에 정착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은 가족 간의 합의절차와 충분한 귀농·귀촌 자금, 그리고 지역과 품목 선택”이라고 이야기 한다.

◇묻지마 귀농? “100% 실패”

귀농 전문가들은 귀농을 몸으로 옮긴 사람들 중 대부분이 막연한 환상에 부풀어 있기 때문에 실패의 쓴 잔을 마신다고 지적한다.

귀농만 하면 생활을 지속해 나갈 수 있는 자금과 자연과 함께하는 ‘힐링’이 가능 할 것이라는 기대감만 안고 섣불리 귀농을 택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계획 없이 이뤄진 귀농은 거의 대부분 실패로 돌아간다.

귀농을 위해서는 귀농 결심 단계부터 영농계획 수립까지 단계적인 준비절차를 거쳐야 실패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영농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먼저 귀농을 결심했다면 사전에 농업관련기관이나 단체, 농촌지도자, 선배 귀농인을 방문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면서 실제 자신에게 귀농이 필요한 것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이후에는 가족 간의 합의가 필수적이다. 농촌으로 내려가자고 할때 선뜻 응할 가족 구성원이 실제로는 많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가족들과 충분히 의논 후 합의를 해야 귀농에 따른 가족 간 불화를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작목선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신의 여건과 적성, 기술수준, 자본능력 등에 적합한 작목을 선택해야 하며 몇 년간 길러야 하는 과수의 경우는 귀농 초기 수입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생활자금에 여유가 없는 귀농인은 주의해야 한다.

작목을 선택했다면 귀농시 사용할 수 있는 영농기술을 습득해 실제 농업 현장에서의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여나가야 한다. 농업기술센터, 농협, 귀농교육기관 등에서 실시하는 귀농자 교육프로그램이나 귀농에 성공한 농가 견학, 현장 체험들을 통해 충분히 영농기술을 배우고 익혀야 한다. 또 정부의 예산 지원의 경우도 이 같은 교육을 일정 수준 이상 이수했을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귀농 교육은 필수적이다.

이후에는 자녀교육과 생활여건, 선정된 작목에 적합한 입지조건이나 농업여건 등을 고려해 정착지를 물색하고, 주택의 규모와 형태, 농지의 매입여부를 결정한 뒤 최소 3~4군데를 골라 비교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농산물을 생산해 수익을 얻을 수 있을 때까지 최소 4개월에서 길게 4~5년이 걸리기 때문에 초보 귀농인은 가격변동이 적고, 영농기술과 자본이 적게 드는 작목 중심으로 영농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귀농 실패를 막는 방법이다.

◇ 귀농 준비 “농지와 주택 구입은 가장 나중에”

대부분의 귀농 준비 초보자들은 자신의 농지와 주택을 귀농시 가장 먼저 갖춰야 할 조건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농지나 주택 구입은 최대한 늦출 수록 좋다고 이야기한다.

귀농은 자신이 생각한 것처럼 계산에 맞게 떨어지는 공식이 아니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 선택한 지역과 작물이라도 생각지 못한 돌발적 문제가 발생해 지역을 옮기거나 재배 작물을 변경해야 하는 일이 종종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귀농자와 원주민 간의 이질감에서 오는 다툼이나 농작물의 재배 어려움 등으로 정착하지 못하고 지역을 옮기거나 다시 도시로 돌아오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특히나 농지와 주택 구입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처음부터 큰 비용이 들어가는 구입 대신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농지은행을 통한 농지 임대와 농어촌 빈집을 찾아 임대받는 농어촌빈집 제도를 이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임대 제도는 한국농어촌공사에서 자신의 지역에 맞는 빈 주택과 농지를 검색하고 신청하면 저렴한 가격에 이를 분양 받을 수 있는 제도다.

또 재배 작물과 농지의 특성을 고려하면 잦은 실수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이 선택한 농작물과 지역이 서로 맞는지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사과는 경상북도가 53.7%, 충북 29.1%, 전북 7.7% 순으로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사과를 재배 작물로 정했다면 경상북도로 귀농하는 것이 생산과 판매면에서 실패 확률을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경북이 사과의 주산지이기 때문에 생산량에 따른 품목별 지원, 그리고 다양한 판매처와 유통경로가 이미 잘 마련됐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각 지역마다 가진 주산지 개념을 통해 브랜드화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편 사과는 경북, 배는 경기, 복숭아는 경북 등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며 각 지역별 주산지와 생산량 등은 농촌진흥청 귀농·귀촌센터 홈페이지 등에서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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