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구성헌 증권부 기자 "담합 증권사에 주홍글씨 새기나"

입력 2012-11-1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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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법 개정을 앞두고 증자까지 하면서 헤지펀드나 프라임브로커(헤지펀드 설립 지원부터 자금모집, 운용자금대출, 주식매매위탁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 사업 진출만 학수고대 했는데 그저 한숨만 나옵니다.”

최근 논란이 됐던 공정위의 증권사들 채권 금리 담합 고발과 관련, 한 대형 증권사 투자은행(IB) 업무 담당자는 13일 한숨을 쉬었다.

공정거래위의 증권사들 채권금리 담합 과징금과 일부 대형 증권사들의 검찰 고발 결정을 놓고 증권사들의 이중고가 깊어가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낮아지는 주식 위탁매매 수수료를 돌파구 삼기 위해 신사업으로 야심차게 추진했던 헤지펀드 설립 계획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것이다.

현행 자본시장법 제 16조(인가요건) 제 8항 제2호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신사업에 진출하려면 최근 3년간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및 ‘조세범 처벌법’을 위반해 벌금형 이상에 상당하는 형사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이번 공정위 검찰고발로 만약 1원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그동안 한국형 골드만삭스를 향해 준비했던 대형 증권사들의 꿈도 물거품이 될 처지인 셈이다.

이에 한 채권운용 딜러는 이번 검찰 고발과 관련 씁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그는 “담합이야 잘못된 것이지만 증권사들이 채권을 매수한 덕에 이용자들이 채권을 손쉽게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혜택도 누릴 수 있었다”며 “증권사만 담합의 주체이며 공공의 적으로 매도해 국민을 속여 이익을 취한 세력으로 몰아붙이니 억울할 따름”이라고 토로했다.

금융업은 신뢰를 먹고사는 대표 산업이다.

그 신뢰의 주체는 일차적으로 고객과 증권사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대정부 차원의 보증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자본시장법 개정 등을 통해 본격적으로 대형 IB로 뻗어 나가려는 국내 증권업의 미래는 이러한 갑갑한 상황 탓에 답답해 보인다.

담합의 주체로 주홍글씨가 낙인찍혀 헤지펀드와 프라임브로커 등 주요 사업에서 발을 빼야 하는 증권사들에겐 이번 겨울이 어느때보다 우울하게 기억될 듯 싶다.

금융시장은 정부 정책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을 하는 곳이다. 조사에 따른 여러 부작용 등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신중함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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