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2개월 만에 부활하는 공매도···증시 영향에는 ‘갑론을박’

입력 2021-05-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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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부터 주식시장에서 부분적으로 공매도가 재개된다. 약 1년 2개월에 걸친 이번 공매도 금지는 한국 증시 역사상 3번째 조치였고, 기간으로는 역대 최장이었다. 투자자들은 공매도 재개가 주가 흐름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이 받을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2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재개된다.

◇증시 전문가 “공매도 재개 영향 제한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심화로 금융당국은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지난해 3월 16일부터 6개월간 공매도를 금지했다. 이어 두 차례를 더 연장했다.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첫날부터 공매도 재개 직전인 지난달 30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7.70%, 87.68% 올랐다.

이 기간 증시가 빠른 속도로 오른 만큼 다시 공매도 물량이 나오면 그동안 주가가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공매도 재개 시점이 다가오자 경계 심리가 시장에 부담을 주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4일 연속 하락했다. 나흘간 하락률은 각각 2.17%, 4.52%다. 특히 공매도 재개 대상인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2.31%, 6.15% 내려 더욱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매도 금지가 풀리면 종목별 단기 주가 변동은 불가피해도 전체 지수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로 인한 주가 조정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주가의 기반인 실적이 상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수급적 이유만으로 추세적으로 상향하는 주가지수의 방향성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도 “1년 2개월 만에 재개되는 공매도지만 현재 시장의 유동성 수준과 기업실적 개선 국면을 고려할 때 주식시장에 시스템적 충격을 줄 수 있는 변수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도 공매도 재개 3개월 후 낙폭 만회

과거 사례를 보더라도 공매도 재개 직후에는 주가지수가 부진했지만 점점 낙폭을 만회해 3개월 정도가 지나면 상승 전환했다.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때 한시적으로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바 있다.

각각 공매도 금지 기간은 2008년 10월 1일부터 이듬해 5월 29일까지 8개월간, 또 2011년 8월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3개월간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의 분석 자료를 보면 2009년 5월 공매도 재개 후 한달 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0.5%, 7.0% 하락했다. 하지만 공매도 재개 후 3개월이 되자 코스피는 14.7%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는 3.4% 하락했지만 1개월 등락률과 비교하면 낙폭이 줄었다.

또한 2011년 11월 공매도 재개 후에는 일주일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2.7%, 2.3% 내렸다. 반면 공매도 재개 후 3개월 등락률로 보면 두 지수가 각각 5.0%, 2.3% 상승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 이후 단기 성과는 금지 기간에 주가 상승률이 높았던 코스닥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며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지수 성과는 거시경제 환경이나 기업 실적에 동조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풀이했다.

◇“종목별 옥석 가리기 필요”

공매도가 재개될 경우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과 대차거래 잔고 증가 종목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코스피200 지수 구성종목 중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공매도 잔고수량/상장주식수)이 가장 높은 종목은 롯데관광개발(6.69%)이다. 이어 호텔신라(3.17%), 셀트리온(2.72%), 두산인프라코어(2.63%), LG디스플레이(1.42%) 등이 뒤를 이었다.

또한 코스닥150 지수 구성종목 중에서는 케이엠더블유(4.87%), 에이치엘비(4.62%), 상상인(2.21%), 톱텍(2.15%), 국일제지(2.00%) 순으로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았다.

이들 종목은 지난해 3월 공매도 금지 조치 직전에도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았던 종목들이다. 높은 공매도 잔고 비중은 일반적으로 주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에 일부 회사에서는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롯데관광개발은 자료를 내고 “지난 달 28일 기준 대차 잔고는 589만 주(전체 발행 주식의 8.5%)에 이르지만 이 중 430만 주는 2019년 해외 CB를 발행하는 과정에서 이미 대차 거래가 이뤄진 물량으로 향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전균 연구원은 “공매도가 금지된 이후에도 공매도 잔고가 상당량 남았다는 것은 그만큼 공매도에 노출된 종목이라는 의미가 있다”면서도 “반대로 주가가 상승 반전할 경우 해당 공매도를 청산(쇼트 커버)해야 하는 수급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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