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차전지 장비기업 피엔티가 이르면 다음 달 리튬ㆍ인산ㆍ철(LFP) 배터리의 시험생산을 시작한다. 시생산 이후 하반기나 내년 초 양산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피엔티 관계자는 “LFP 배터리의 시생산이 상반기 내 또는 하반기 초를 목표로 한다”며 “공장에 장비를 들이는 단계”라고 말했다.
연초기 생산 물량은 0.2기가와트(GW) 급가량이다.
피엔티 관계자는 “고객사와 업무협약(MOU) 형태로 공급처를 확보했다”며 “LFP 배터리 생산하면서 기술을 제공하는 토탈 솔루션 사업으로 발전시키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LFP 배터리는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 네스터에 따르면 올해 에너지 저장 분야 배터리 시장 규모는 223억5000만 달러(약 32조1571억 원)로 오는 2037년까지 연평균 12.2%의 성장률을 기록, 909억3000만 달러(약 130조 83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SS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창고와 같은 개념으로 LFP 배터리가 주로 쓰이는 분야다. 전기차와 달리 크기와 무게 등의 제한이 없는 만큼, LFP 배터리의 강점인 가격과 수명, 안정성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지난해 글로벌 ESS용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이 90%대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도 LFP배터리 기술력이 기반이 됐다. 중국기업들은 LFP배터리 제작에 필요한 리튬과 흑연 등 원재료 조달이 자국 내에서 자체적으로 가능하고, 대량생산을 통한 가격경쟁력과 제조 공정 투자를 통한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도 LFP 배터리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SDI는 주력인 니켈ㆍ코발트ㆍ알루미늄(NCA) 배터리 외에도 LFP배터리 개발로 ESS 시장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존에 공략하던 프리미엄 시장뿐 아니라 원가 경쟁력과 용량을 높인 ESS용 LFP배터리에 대한 검증을 올해 마치고 내년부터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SK온도 ESS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건 상태다. 지난해 말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ESS 사업부를 대표이사 직속으로 편제하는 등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피엔티는 롤투롤 장비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차전지 사업의 꾸준한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롤투롤 공정은 원재료를 회전 롤에 감으면서 소정의 물질을 발라 새로운 기능을 부가하는 공법이다. 예컨대 주력 장비인 전극 코터는 알루미늄 박이나 구리 박 위에 리튬이온전지 활물질을 코팅하고 건조하는 설비다.
롤투롤 장비의 경우 일본과 유럽 업체 장비가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피엔티를 비롯해 몇 개 업체가 생산 중이다. 롤투롤 장비는 다양한 사업군에서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나 피엔티는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박막화에 특화된 이차전지용 소재, 전지박 등을 생산하는 장비를 주로 생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