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 그는 누구인가

입력 2013-02-12 06:5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가톨릭 교회의 전통적 가치 회복 추구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1일(현지시간) 고령에 따른 직무수행의 어려움을 들어 사임을 발표했다.

교황 임기를 7년9개월여만에 마감한 것이다. 교황이 재임 중 물러난 것은 1415년 그레고리오 12세에 이어 598년 만이다.

베네딕토 16세는 지난 2005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뒤를 이어 265대 교황에 취임했다.

선출 당시 그의 나이는 78세였다.

이로써 클레멘스 12세 이후 275년 만에 등장한 최고령 교황이자 역사상 여덟 번째 독일인 교황으로 주목받았다.

베네딕토 16세는 선출되던 때 고령에 뇌졸중 병력까지 있어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그는 지난 1991년 8월 첫 뇌졸중을 일으킨 이후 심한 현기증과 수면장애에 시달려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교황에 선출되기 이전 은퇴를 계획하던 중이었고 교황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고 당시를 회고하기도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2010년 발간된 인터뷰 저서인 ‘세상의 빛’에서 “육체적으로 심적으로 또 영적으로 교황 직무 수행이 어려운 경우에는 스스로 물러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혀 장차 자진 퇴위의 가능성을 예고했다.

베네딕토 16세의 본명은 요제프 라칭거다. 그는 1927년 독일 바이에른주 마르크트 암인에서 경찰관이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다. 5살 때 뮌헨 대주교의 붉은 복장을 처음 본 뒤 가톨릭 성직을 동경하면서 성장했다.

1951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신학 박사로서 1960년대에는 독일 프라이징 신학대와 튀빙겐대학 등에서 신학을 강의했다.

베네딕토 16세는 가톨릭 신앙의 쇠퇴와 세속화에 맞서 교회의 전통적 가치 회복을 주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보수적 성향으로 가톨릭의 현대화를 가로막았고 교황청의 개혁을 이끌 리더십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그는 교황으로 선출되기 전 교황청에서 24년간 고위직을 거치면서 소신이 강한 학자이자 유능한 행정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모국어인 독일어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어·불어·영어·스페인어 등 10개국 언어에 능통하다.

또 모차르트와 바흐의 곡을 즐겨 칠 정도로 뛰어난 피아노 연주 실력을 갖춰 21세기 유럽 최고 지성의 신학자라는 칭송도 따른다.

그는 재임 중 선진국에서 퍼져가는 기독교 신앙의 쇠퇴와 세속화의 풍조를 막으려면 유럽이 먼저 가톨릭 교회의 전통적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성애·이혼·인간복제 등에 반대했고 해방신학·종교 다원주의·여성 사제 서품 문제에 대해서도 보수적 시각을 유지했다. 이같은 성향으로 ‘신(神)의 로트바일러(독일산 맹견)’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교회의 전통을 되살리고자 취임 이후 바오로 6세 이후 폐지했던 교황의 의상을 다시 착용하기도 했다.

청년 시절 나치 조직에 가입한 전력으로 사상 논란에 시달렸고 재임 중에는 사제들의 과거 아동 성추행 추문 으로 여러 차례 사과하는 등 곤욕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문서 유출 파문으로 교황청 내부의 비리가 폭로되고 개인 집사까지 체포되면서 권위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에게는 교황청 내부 고위 성직자의 부패와 성 추문에 단호히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따랐다.

베네딕토 16세는 신앙과 과학 사이에는 아무런 모순이 없음을 강조했지만 현대 과학에 대한 맹신의 위험성은 경계했다.

교황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2011년 국제 우주 정거장의 직원들과 화상통화를 했다. 작년 12월에는 트위터 계정도 개설했다.

바티칸 은행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2010년에는 자체 금융감독기구를 신설하기도 했다. 또 돈세탁과 테러 자금 유입을 금지하는 포고령을 발표했다.

베네딕토 16세의 온화하고 겸손한 성품은 전임 요한 바오로 2세의 카리스마와 자주 비교됐다.

존 앨런 바티칸 전문가는 “교황이 아니었다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영화배우가, 베네딕토 16세는 교수가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열애설·사생활 루머로 고통…실체 없는 '해외발 루머' 주의보 [이슈크래커]
  • 사내 메신저 열람…직장인들 생각은 [데이터클립]
  • 연준, 기준금리 7회 연속 동결…올해 금리 인하 횟수 3→1회로 줄여
  • 금융사 CEO도 힘싣는 '트래블카드'…과열 경쟁에 효과는 ‘미지수’
  • 권도형, '테라사태' 6조 원대 벌금 낸다…美 당국과 합의
  • ‘과외앱 20대 또래여성 살해’ 정유정, 대법 선고…1‧2심 무기징역
  • '나는 솔로' 20기 정숙의 뽀뽀 상대 드디어 공개…'뽀뽀남'은 영호
  • 청약통장 월납입 인정액 10만→25만 상향…41년 만에 개편
  • 오늘의 상승종목

  • 06.13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5,143,000
    • +0.51%
    • 이더리움
    • 4,930,000
    • -0.36%
    • 비트코인 캐시
    • 629,500
    • +0.8%
    • 리플
    • 682
    • +1.04%
    • 솔라나
    • 213,600
    • +0.47%
    • 에이다
    • 606
    • +1.34%
    • 이오스
    • 969
    • +0%
    • 트론
    • 163
    • -0.61%
    • 스텔라루멘
    • 139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72,950
    • +0.83%
    • 체인링크
    • 21,910
    • +2.34%
    • 샌드박스
    • 562
    • +0.3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