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대 은행 소비자보호 인력 25% 늘었지만… 무게추는 여전히 '사후 대응' [금융 소비자보호 딜레마]

입력 2026-06-0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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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소비자보호 전담인력 5년 새 24.7% 증가
사전 예방 인력 24.8% 늘 때 사후 대응 인력은 37.5%
"예방 중심 전환" 강조…현장은 여전히 민원 대응 무게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금융소비자보호 전담 인력이 최근 5년간 25% 가까이 늘어났으나 조직의 무게중심은 여전히 분쟁·민원 처리 등 '사후 대응'에 쏠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상품 다양화로 분쟁 처리 수요가 지속되면서 후속 수습에 인력이 집중되고 있어서다. 이에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예방 중심의 소비자보호 체계가 현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8일 강명구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소비자보호 전담인력 현황'에 따르면, 전체 전담 인력은 2022년 352명에서 올해 3월 말 439명으로 24.7% 증가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 352명 △2023년 369명 △2024년 409명 △2025년 416명 △2026년 3월 말 439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직급별로는 팀장 이상 관리자가 45명에서 52명으로 15.6% 증가한 반면, 실무자는 307명에서 387명으로 26.1% 늘어 실무진 중심의 인력 확충이 이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금융당국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사전 예방'보다 '사후 대응' 쪽에 여전히 무게추가 쏠려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사전 예방 업무 담당 인력은 2022년 141명에서 올해 3월 말 176명으로 24.8% 증가했다. 반면 민원·분쟁 처리 등을 담당하는 사후 대응 인력은 같은 기간 176명에서 242명으로 37.5% 급증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사후 대응 인력이 사전 예방 인력보다 66명이나 많다. 상품 판매 프로세스를 점검하는 판매관리 인력은 이 기간 100명 안팎 수준을 유지하며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이에 금융당국은 제도 정비를 통해 '사전 예방 역량 강화'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이달 5일 금감원과 은행연합회, 금융연수원, 8대 금융지주는 '금융소비자보호 전문가 양성 및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디지털 전환 가속화와 금융상품의 다양화·복잡화로 소비자가 직면하는 위험이 커진 만큼, 선제적인 소비자 보호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취지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는 제도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며 "금융소비자보호 역량 또한 작은 흙을 쌓아 큰 산을 이룬다는 '적토성산'의 마음으로 꾸준히 쌓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은행권의 체질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금감원은 규제·감독 방향에 대한 교육 자문과 강의를 지원하고, 금융연수원은 소비자보호 교육과정 개발·운영을 담당한다. 은행연합회는 기관 간 협업을 조율하며, 금융지주들은 임직원의 교육 참여를 확대해 금융 현장의 실질적인 소비자보호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민원 처리 부담이 여전히 큰 만큼 인력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상품이 복잡해지고 민원 유형도 다양해지면서 소비자보호 조직의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면서도 "최근 예방 중심의 내부통제나 인력 확충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당장 해결해야 할 민원과 분쟁 처리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아 대응 인력 비중을 쉽게 줄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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