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등에 은행권 비상대응 강화…자본비율 관리 고삐

입력 2026-06-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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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 외환시장 점검 회의 잇따라
CET1·환차손익 부담 확대…외화 포지션 관리 강화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기되어 있다. (출처=이투데이 DB)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기되어 있다. (출처=이투데이 DB)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은행권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들은 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는 회의를 잇따라 열고 환율 수준별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날 오전 임원회의에서 외환시장 동향과 그룹 차원의 대응 현황을 점검했다. 환율 급변에 따른 시장·자본·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해 계열사별 관리 체계를 재정비하고 유사시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KB금융은 투자 손익을 제외한 외화 환산 손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 헤지를 강화하고 그룹 차원의 외환 포지션 노출도를 관리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자산(RWA)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고환율 관련 기업 지원 프로그램도 연장했다. 4월부터 시행한 해당 프로그램을 이달 말까지 운영하고 지원 대상도 확대하기로 했다. 수입 신용장 등 무역금융 관련 금리를 최장 1년간 본부 승인을 통해 인하하고, 지원 대상을 기존 한도금액 700만 달러 이용 고객에서 1000만 달러 이용 고객으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신한은행은 9일 리스크관리그룹장 주관으로 부서장 협의체인 위기관리협의회를 열고 주가와 환율 등 주요 시장지표를 점검할 예정이다. 위기 수준이 현재 ‘주의’ 단계에서 ‘경계’ 이상으로 올라가면 경영진이 참여하는 위기관리위원회로 회의체를 격상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4일 그룹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 주재 위기상황관리협의회를 소집해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 현황을 점검했다. 하나금융은 환율과 금리 상승 흐름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보수적인 자산 운용 기조를 유지하고 자금 동향 모니터링과 유동성 관리 수준을 높이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환율 수준별 대응 방안을 담은 컨틴전시 플랜을 즉시 가동할 수 있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환율이 1500원을 넘은 3월부터 위기대응협의회를 상시 가동 중이며, 1600원대 진입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NH농협은행도 환율과 시장금리 등을 모니터링하는 비상 대응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매일 시장 상황을 점검해 경영진과 공유하고, 외화 자금 유출 가능성에 대비해 유동성 관리도 강화했다.

IBK기업은행도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과 관련해 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의 대응은 고환율이 일시적 가격 변동을 넘어 자본비율과 손익 관리 변수로 부상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이 오르면 외화부채와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액이 함께 커지면서 위험가중자산이 확대될 수 있고, 유가증권·파생상품 평가손익 변동도 커질 수 있다. 업계에서는 통상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보통주자본비율이 0.01~0.03%포인트 하락하고, 환차손익은 100억~120억 원가량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환율이 단기간에 안정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주요 은행들이 시장 상황별 대응 체계를 재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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