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장관, 인도와의 협상에 “양측 근접해있다”
미 대통령 취임 100일 증시 성적은 50년만 최악
OPEC+ 증산‧경기 침체 우려에 WTI 2.63%↓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취임 100일째인 29일(현지시간), 무역 협상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00.03포인트(0.75%) 오른 4만527.62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32.08포인트(0.58%) 상승한 5560.83에, 나스닥종합지수는 95.18포인트(0.55%) 뛴 1만7461.32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상대 국가를 언급하지 않은 채 무역 협상을 완료했다고 밝히면서 장 초반 하락하던 주요 지수가 반등했다. 러트닉 장관은 이날 오후 CNBC방송에서 “한 국가와 거래를 완료했다”면서 “상대국 총리와 의회 승인을 기다려야 하지만, 곧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스콘 베선트 재무장관도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인도와의 협상에 대해 “양측이 매우 근접했다”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다만 러트닉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18개의 주요 무역 관계에 대한 (합의를) 승인을 할 때까지는 어떤 것도 완료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자동차 부품 관세 일부를 2년간 완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장의 숨통을 트이게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스 메이필드 베어드 투자 전략가는 CNBC에 “무역 측면에서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기 전까지 다른 문제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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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도 계속 기업 실적 발표가 예정됐는데, 이에 대해서도 메이필드 전략가는 “실적이 시장의 상승 또는 하락에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다”면서 “정책으로 매도와 잠재적 경기 침체를 겪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메타와 마이크로소프트(MS) 실적이 30일, 애플과 아마존 실적이 내달 1일 발표될 예정이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100일간 뉴욕증시는 관세 영향으로 S&P500지수 기준으로 7.3% 하락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는 미국 대통령 취임 100일간 뉴욕증시 성적 중 1973년 리처드 닉슨 2기 행정부(-9.7%) 이후 50년 만에 최악의 성적이다.
이날 발표된 경제조사단체 콘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는 5개월째 하락했다. 소비자 기대지수는 급락해 2011년 10월 이후 13년여 만에 최저수준으로 나타났다.
달러화 가치는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0.23% 오른 99.24를 기록 중이다.
국채 금리는 내렸다. 이날 10년물 미 국채 금리는 4bp(1bp=0.01%포인트) 하락한 4.17%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의 증산에 대비하고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에 주목하면서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1.63달러(2.63%) 떨어진 배럴당 60.4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1.61달러(2.44%) 내려앉은 배럴당 64.25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로이터통신 조사에 따르면 대다수의 이코노미스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으로 올해 세계 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원유 시장에서는 원유 소비 상위국인 미국과 중국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원유 수요와 가격 전망치를 급격히 낮췄다.
밥 야거 미즈호증권 에너지 선물 부문 이사는 “중국과 미국 간 무역 흐름이 준(準)금수조치 수준으로 둔화했다”며 “주요 교역국과 미국이 아무런 합의도 하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갈수록 전 세계적인 수요 붕괴 상황이 더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3월 상품 무역수지 적자 규모가 1620억 달러(약 232조2270억 원)로 사상 최대치로 확대됐다. 특히 소비재 수입 규모가 1028억 달러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를 앞두고 선주문에 나선 기업이 급증했다는 의미임과 동시에 무역이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됐다는 뜻이라고 CNBC는 평가했다.
원유 산업도 관세 충격을 받고 있다. 영국 석유회사 BP는 정제 및 가스 거래 부진으로 순이익이 예상보다 48% 급감한 14억 달러를 기록했고, 에너지 시장은 이번 주 발표될 미국 석유 메이저인 엑손 모빌과 셰브론의 실적에도 주목하고 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OPEC+의 증산은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삭소뱅크의 올레 한센 애널리스트는 “OPEC+가 생산량을 추가로 늘리는 것은 카자흐스탄이 생산량 감축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가상자산은 하락하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7시 49분 현재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0.76% 내린 9만4136.3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0.56% 하락한 1792.29달러에 거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