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약물을 직접 혈관에 주입하는 정맥주사(IV) 제형과 달리 피부 아래 조직에 약물을 투여하는 피하주사(SC) 제형에 대한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이 높다. SC제형은 투여 시간을 줄이고 환자 편의성을 높일 수 있고, 혈관손상과 감염 위험도도 낮추는 장점이 있어 시장 반응도 매우 긍정적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출시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의 SC제형 ‘옵디보 큐반티그(Opdivo Qvantig)’에 대한 병·의원,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왔다.
이와 관련 BMS는 24일(현지시간) 2025년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을 통해 “옵디보 큐반티그의 초기 분기 매출은 약 900만 달러(129억 원)였다”며 “다양한 종양 유형에서 조기 도입이 이뤄지며 미국 출시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우리는 의료진들이 기존 환자의 약 30~40%를 새로운 제형으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옵디보 큐반티그는 현재 임시 J코드를 부여받았다. J코드란 약물의 청구·상환에 사용되는 코드를 뜻한다. BMS 측은 “일부 기관에서 임시 J코드로 인해 처방을 유보하고 있다. 영구 J코드를 발급받는다면 SC제형으로의 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업계는 의사들이 다양한 암종에 대해 옵디보 큐반티그를 사용하고 있어 SC제형에 대한 수요는 지속해서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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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의 자가면역질환치료제 ‘짐펜트라(성분명 인플릭시맙, 유럽 판매명 램시마SC)’도 올해 매출 선전이 기대된다. 지난해 출시 이후 미국 시장 상황에 대한 대처가 부족해 다소 낮은 매출액을 보였지만, 올해는 원가경쟁력을 바탕으로 약속했던 매출을 달성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짐펜트라의 102주(약 2년)간 진행된 장기 유지 치료를 담은 글로벌 임상 3상 장기 연구결과 논문을 국제학술지 ‘크론병 및 대장염 저널’(Journal of Crohn`s and Colitis)에 게재했다. 연구결과 짐펜트라를 장기 투여해도 유효성과 안전성, 내약성 모두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짐펜트라는 염증성장질환(IBD) 치료에서 선호도가 높은 인플릭시맙 성분 치료제 중 투약 편의성이 개선된 유일한 SC제형인 만큼 환자와 의료진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한양행 항암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병용 투여되는 존슨앤드존슨(J&J)의 항암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로부터 SC제형을 승인받았다. 이에 따라 투약 시간이 기존 5시간에서 5분 내외로 크게 단축돼 환자 편의성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따라 렉라자의 해외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J&J는 미국에서도 리브리반트 SC제형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기존 IV제형을 SC제형으로 변환하는 데에 많은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투여 시간을 대폭 줄여 편리하게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고, 새로운 제형에 따른 특허 방어까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블록버스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애브비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얀센의 ‘스텔라라’(성분명 우스테키누맙) 등은 이미 SC제형으로 개발돼 환자 상태 및 제품 편의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맞춤 처방이 가능하다. 올해 안으로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인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SC제형이 출시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