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 가치, 금리인상 여파에 17조 달러 증발…32년 만에 최대

입력 2022-07-1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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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감소세는 1865년 이후 최대
세계채권종합지수 12% 하락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낙폭 상회
중국 미 국채 보유량 12년 만에 1조 달러 밑으로

각국의 기준금리 인상 여파에 전 세계 채권 가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9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채권 가치 총액은 17조 달러(약 2경2324조 원) 증발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채권잔고 가치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125조 달러로 2021년 말 142조 달러에서 급감한 것이다. 이는 반기 기준으로는 1990년 이후 32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일반적으로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는데,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가격이 급락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국채에 한하면 감소세는 1865년 이후 가장 가파르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가 집계하는 세계채권종합지수도 올해 상반기에만 12% 하락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하락폭(6%)을 크게 웃돌았다.

채권 매력이 떨어지자 주요 국가들의 미 국채 보유량도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미국 재무부는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5월에 9808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보다 230억 달러 감소한 것으로, 전년 대비로는 1000억 달러(9%) 줄어든 것이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액이 1조 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0년 5월(8437억 달러) 이후 처음이다. 중국은 최근 6개월간 미국 국채를 지속해 매각했다. 현재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인 일본은 5월 1조20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 수치 역시 전월(1조2180억 달러)과 비교하면 소폭 줄었다.

중국과 일본의 미 국채 보유량 감소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풀이된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만기가 도래하기 전에 매각할 경우 자본 손실을 보게 되지만,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 채권 가격이 더 내려갈 수 있다고 판단해 서둘러 팔아치우려는 경향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CNBC는 설명했다.

문제는 채권 가격 하락세가 지속한다면 평가손실이 커져 이를 보유한 금융기관의 부실화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는 점이다.

또 정부나 기업의 자금 조달이 점점 어려워지게 된다. 국가 재정에 있어 부채(국채) 비중이 큰 신흥국이나 남유럽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탈리아 정부가 6월 말 발행한 10년물의 낙찰 수익률은 3.47%로 8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즈호연구소의 오타 도모유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및 식량과 관련해 가계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의 지출 압박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유럽이나 신흥국은 재정이 악화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신흥국 정부는 국채 매입처로 자국 은행 의존도가 높은데, 국채 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의 자기자본이 감소하고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는 ‘파멸의 고리’에 갇힐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신흥국 은행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자국 국채 비중이 2010~2014년의 평균 12.7%에서 지난해 17.2%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닛케이는 “세계 채권 금리가 평균 1%포인트 상승하면 장기적으로 이자 부담이 1조2500억 달러 늘어나게 된다”며 “저금리 시절엔 빚을 내 성장을 끌어올릴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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