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신탁 500조 '눈앞'…수익은 1년 새 두 배로

입력 2026-05-19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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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규모 475조원 육박…4대 은행 ‘비이자 먹거리’ 경쟁
퇴직연금·상속·가업승계 시장 공략에 WM 사업 확대
신탁 수익 최대 2배 급증…수수료 기반 수익원 부상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신탁 수탁고가 5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예대마진 중심의 ‘이자 장사’에 한계를 느낀 은행들이 퇴직연금·상속·가업승계 등 자산관리(WM) 시장으로 빠르게 무게중심을 옮긴 결과다. 단순 자산 보관에 그쳤던 신탁 사업이 1년 새 관련 수익을 최대 2배 이상 끌어올리며 은행권의 핵심 ‘미래 먹거리’로 완연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기준 신탁 규모는 총 474조615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대비 6.9% 증가한 수치다. 이는 국민·신한·우리은행의 경우 1분기 말 신탁계정 자산총계를, 하나은행은 기중평잔 수탁고를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다.

은행별로는 하나은행이 규모와 증가율 모두 앞섰다. 하나은행의 수탁고는 133조4097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4.2%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128조1685억원으로 5.6%, 국민은행은 116조1522억원으로 4.2%, 우리은행은 96조8853억원으로 2.7% 각각 늘었다.

덩치가 커진 만큼 수수료로 벌어들이는 수익도 배로 늘었다. 국민은행의 올해 1분기 신탁수익은 1209억원으로 전년 동기(427억원) 대비 183.1% 급증하며 2배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신한은행 역시 신탁업무운용·중도해지수수료 수익 합산 기준 445억원에서 777억원으로 74.6% 늘었다. 하나은행의 신탁보수는 467억원에서 891억원으로 90.8% 증가했으며, 우리은행 신탁보수는 450억원에서 724억원으로 60.9% 늘었다.

이처럼 은행들이 신탁 사업에 전력투구하는 것은 고령화 가속화에 따른 은퇴·상속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맞물려 있다. 고액 자산가의 가업 승계부터 일반 대중의 퇴직연금 관리까지, 한 번 유입되면 장기간 이탈하지 않는 수익성 높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은행들은 최근 패밀리오피스, 연금 특화 브랜드, 시니어 자산관리 센터 등을 잇달아 신설·확대하며 전방위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화 상품 경쟁도 치열하다. KB국민은행은 시니어 레지던스 입주 고객의 보증금을 은행이 직접 관리하고 사후에는 유언장 없이도 원하는 이에게 자산을 넘길 수 있는 ‘입주보증금 반환채권 유언대용신탁’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치매 등 건강 이상 상황에 대비해 고객 자산 보호를 지원하는 ‘신한 SOL메이트 치매안심신탁’을 선보였다. 의사결정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금융거래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한 신탁 기반 서비스다.

하나은행은 국내 은행권 최초로 일본 엔화로 투자할 수 있는 ‘하나글로벌신탁(엔화)’을 출시했다. 지난해 미국 달러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상품인 ‘하나글로벌신탁(미화)’에 이어 외화 신탁 투자 대상을 엔화까지 확대한 사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예대마진만으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이 어려운 환경이 되면서 고객 자산을 장기적으로 굴리고 관리하는 신탁·WM 사업이 은행의 기초체력을 가르고 있다”며 “차별화된 상품 라인업과 자산관리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점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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