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도시, 밀려드는 중국 큰손들에 ‘골머리’…각종 규제에도 제어 안 돼

입력 2018-06-0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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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몰린 캐나다, 뉴질랜드 등 주택 가격 급등…과세 등에도 역부족

▲2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폴의 한 주택에 판매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매사추세츠/AP뉴시스
▲2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월폴의 한 주택에 판매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매사추세츠/AP뉴시스
중국 부동산 ‘큰 손’들이 전 세계 도시로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 특히 서구 각 도시가 주택 가격 왜곡을 막기 위해 나서고 중국 당국도 자본 유출을 억제하려 하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부동산 박람회에는 해외 자산에 관심 있는 중국인 수천 명이 몰렸다. 중국 부동산 사이트 주와이닷컴에 따르면 중국인 투자자의 해외 부동산 구입 금액은 2010년 50억 달러(약 5조3585억 원)였으나 2016년에는 1000억 달러로 늘었다.

중국인들은 캐나다 밴쿠버와 토론토, 뉴질랜드 오클랜드, 호주 시드니 등의 콘도와 아파트, 주택으로 향한다. 밴쿠버는 2016년 중국인 주택 구매자들이 몰리면서 부동산 가격이 전년 대비 30%나 상승했다. 당국의 조치로 지난달 주택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 줄었으나 밴쿠버부동산협회(REBGV))에 따르면 가격은 11.5% 상승했다. 조나단 컨즈 호주중앙은행(RBA) 재무안정책임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호주에 건설 중인 주택의 10~15%를 외국인이 구매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주택 판매의 약 5%에 해당한다. 외국인 주택 구매자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는 멜버른과 시드니로 신축 아파트의 약 4분의 1을 외국인이 구입한다. 그중 중국 출신이 약 4분의 3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주민은 갑작스러운 집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는 중국인이 몰리면서 연간 100만 달러 이상의 고급 주택 판매가 2015년 63% 급증했다. 반면 뉴질랜드의 주택 소유 비율은 1951년 이래 가장 낮다. 40세 이하의 거주자 중 4분의 1만이 집을 소유하고 있다. 이는 1991년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강한 반발이 터져 나왔고 중도좌파인 노동당은 주택 대책에 대한 캠페인을 벌였다. 정부도 이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취임한 재신더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우리는 뉴질랜드 국민이 첫 주택을 마련하기 쉽도록 외국인이 주택을 구입해 가격을 올리는 것을 막겠다”고 다짐했다.

호주와 캐나다의 당국자들은 주택 가격 거품이 지역 경제를 위협할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각국은 외국인 부동산 취득세를 신설하는 등 중국인으로부터 자국 주택 시장을 보호하기 위한 대처 방안을 마련했다. 밴쿠버는 2016년 외국인에 15%의 취득세를 부과했으며 올해 2월 이를 20%로 인상했다. 온타리오주도 토론토 지역을 노리는 중국인을 막기 위해 지난해 4월 외국인을 대상으로 15%의 세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시드니가 있는 뉴사우스웨일스는 지난해 7월 외국인에 세율을 기존의 2배인 8%로 인상했다.

그러나 뚜렷한 효과가 없다. 이중국적자의 거래나 기업을 통한 부동산 취득 등으로 외국인 주택 구매자를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중국 정부도 위안화 약세 등을 우려해 자본 해외 유출을 억제하고 있다. 중국인 투자자들은 위안화로 명품 시계 등을 구매한 뒤 달러로 교환하거나 친구나 가족의 해외계좌를 이용하고 해외 대학에 유학 중인 자녀의 명의를 사용하는 등 각종 수단을 동원해 규제를 피한다. 주와이닷컴은 향후 10년 동안 중국의 해외 투자가 1조50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며 그중 절반은 부동산으로 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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