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 사망 장례식, 17일 세인트폴서 거행…애도·비난 교차

입력 2013-04-1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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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리즘’영국 경제 살려 vs. ‘국가적 재난’ 비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장례식이 오는 17일(현지시간) 런던 세인트폴 성당에서 거행되는 가운데 그의 정치적 유산을 둘러싼 평가로 애도와 비난이 엇갈리고 있다.

대처 전 총리의 장례식은 여왕의 동의에 따라 국장에 준하는 장례 의식(ceremonial funeral)으로 거행된다.

버킹엄궁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남편인 필립공이 장례식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대처 전 총리의 시신이 담긴 관은 장례식 전날인 16일 영국 국회의사당 지하의 성모 마리아 예배당에 도착해 하룻밤 머문다.

영국공군(RAF)의 주 교회인 세인트 클레멘트 데인스 교회를 거쳐 영국 근위기병대가 끄는 포차로 세인트폴 성당으로 운구딘다.

군 의장대와 런던 왕립첼시안식원의 퇴역 군인들은 성당에서 운구 행렬을 맞을 예정이다.

화장식은 장례식을 마친 후 런던 남서부 모트레이크에서 사적으로 치러진다.

대처 전 총리는 생전에 왕립첼시안식원 묘지에 자리한 남편 고 데니스 대처 경의 묘 옆에 묻히고 싶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처는 유언에서 자신의 장례식이 국장으로 치러지길 원치 않으며 행사비용으로 돈을 낭비하지 않을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처 전 영국 총리가 타계 한 이후 ‘대처리즘’으로 불리는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영국 경제를 살려냈다는 찬사가 이어진 반면 이로 인해 실업자가 증가하고 양극화를 심화해 ‘영국병’을 키웠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더타임스는 대처 전 총리가 국가적 자신감이 상실된 힘겨운 시기에 올바른 결정으로 영국을 이끌었다고 평가했고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대처 전 총리의 업적에 힘입어 영국이 부강한 나라가 됐다고 전했다.

가디언은 그러나 대처 전 총리의 정치적 유산의 영향으로 공동체 정신이 소멸해 영국은 불필요한 분열과 갈등의 시기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인디펜던트는 서유럽에서 가장 평등한 나라였던 영국이 대처 정부를 거치면서 가장 불평등한 나라로 전락했다고 비난하면서 대처리즘을 국가적 재난이라고 평가했다.

가디언이 여론조사 업체 ICM에 의뢰해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응답자의 50%는 대처 전 총리의 집권이 영국에 유익했다고 밝혔다. 62%는 대처 전 총리가 여성의 사회 참여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큰 기여를 했다고 응답했다.

정치권의 공방도 확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대처 전 총리가 기독교적 가치를 바탕으로 공익과 자유 증진을 위해 노력했다며 애도의 뜻을 발표했다.

대처 전 총리의 외교 상대였던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고인은 보기 드문 용기를 갖춘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

한편 노동당 소속의 켄 리빙스턴 전 런던 시장은 대처리즘을 영국이 현재 안고 있는 모든 문제의 출발점이라고 지적했다.

노동당 존 만 의원은 대처리즘을 비판하며 10일로 예정된 하원 추모 세션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대처 시대의 마감을 조롱하는 규탄 시위가 영국 곳곳에서 벌어지는 등 고인에 대한 시민의 평가도 극단으로 엇갈렸다.

런던경찰청은 이날 새벽 런던시 이스턴과 브릭스턴 등에서 대처 총리를 규탄하는 폭력 시위가 발생해 진압하던 경찰 6명이 부상하고 경찰 차량 한 대가 파손됐다고 밝혔다.

런던 도심 이스턴 지역에서는 대처 전 총리의 사망 소식에 전날 밤부터 시위대 200여 명이 몰려나와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며 출동한 경찰과 대치했다.

런던 남부 브릭스턴에서는 시위대 100여명이 거리를 행진하며 대처 시대를 마감하는 자축 시위를 벌였다.

대처 정부 시절 아일랜드공화국군(IRA)과 갈등이 심했던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와 런던데리에서도 대처 전 총리의 사망을 축하하는 대규모 거리시위가 지속됐다.

이밖에 브리스톨과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등에서도 대처 시대의 마감을 기념하는 대규모 규탄 시위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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