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기업 자금 수요, 미국ㆍ유럽 앞질러

입력 2010-07-12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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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17% 증가.. 中ㆍ印 견인

지난 상반기 아시아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 규모가 미국ㆍ유럽 기업들의 수준을 사상 처음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2일 미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 상반기 전 세계 기업들이 주식과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한 9070억달러(약 1085조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금융 위기가 본격화한 2008년 하반기의 5950억달러 이래 최저 수준이다.

이 가운데 아시아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조달한 자금 규모는 2834억달러(약 339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반면 미국과 유럽 기업이 주식과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아시아 기업에 크게 뒤졌다.

미국 기업의 자금조달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한 2710억달러였고 유럽은 242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감소했다.

유럽은 리먼 쇼크 이후인 2009년 상반기에는 금융 위기의 진원지였던 미국의 수준을 웃돌았지만 그리스 등 유로존의 재정 위기를 배경으로 최근들어 크게 침체됐다는 분석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아시아는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기업들이 설비투자 등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주식과 회사채 발행을 늘리면서 비교가 가능한 2000년 이후 처음 미국과 유럽 기업의 자금 조달 수준을 웃돌았다.

성장력의 차이를 배경으로 국제 자본시장에서도 자금 조달을 둘러싼 기업의 세력도가 급격히 변화하는 양상이다.

특히 중국은 아시아 전체 자금 조달 규모 가운데 40%를 차지하며 왕성한 자금 수요를 과시했다. 상반기 중국 국영 석유천연가스집단(CNPC) 등 대형 석유회사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연달아 발행한 바 있다.

이외에 인도와 한국 기업 등도 자금 조달에 활발하게 나섰다. 인도의 대형 광산업체인 NMDC가 21억달러의 증자에 나서는 등 설비투자와 기업 인수ㆍ합병(M&A)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다.

일본 기업의 경우 자금 조달 규모는 700억달러로 아시아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해 전년 동기보다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일본은 저금리 기조로 조달 비용은 낮지만 상장기업의 2009년도말 보유자금이 65조엔(약 878억원)으로 사상 최고 수준에 있는데다 아시아 기업에 비해 투자의욕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

영국 애버딘 자산운용의 마틴 길버트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도 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흥국 기업의 자금 조달 규모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투자자들도 꾸준히 성장하는 아시아 기업의 채권에 호감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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