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 전국 ‘악성’ 미분양 주택이 전월 대비 또 늘어나 2013년 8월 이후 11년 7개월 만에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전국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주택매수심리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은 영향이다. 인허가와 착공 물량은 전년 동월 대비 늘었지만, 준공 물량은 소폭 감소했다. 전국 주택 거래량 중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전월 대비 2배 급증했다.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5년 4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은 3월 말 기준 전국에서 6만8920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대비 1.6%(1141가구) 줄어든 규모다.
다만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2만5117가구로 전월 대비 5.9%(1395가구) 증가했다. 수도권 악성 미분양은 4574가구로 2월 대비 0.7%(31가구) 증가에 그쳤다. 지방은 7.1%(1364가구) 증가한 2만543가구로 전국 악성 미분양의 81.8%가 지방에 몰렸다.
전체 미분양 주택 규모는 수도권에선 6.1%(1072가구) 감소한 1만6528가구로 나타났다. 지방은 전월 대비 0.1%(69가구) 줄어든 5만2392가구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만3527가구로 가장 많았다. 이어서 대구(9177가구), 경북(5920가구), 충남(5084가구) 순으로 미분양 주택 적체가 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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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공급 지표 중 전국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3월 3만1033가구로 전월 대비 148.2% 증가했다. 누적 기준으로는 6만5988가구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1.5% 감소했다. 수도권 주택 인허가는 1만5145가구로 전월 대비 116.3% 증가했고, 지방은 1만5888가구로 전월 대비 188.9% 늘었다.
주택 착공은 3월 기준 1만3774가구로 전월 대비 36.8% 증가했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5.0% 줄어든 3만4021가구 규모다. 수도권 착공은 9272가구로 전월 대비 108.4% 증가했다. 지방은 4502가구로 19.9% 감소했다.
지난달 분양 물량은 8646가구로 전월 대비 60.6% 늘었다. 올해 누적 기준으로는 2만1471가구로 지난해보다 49.7% 감소했다. 준공 물량은 전국 3월 기준 2만6124가구로 전월 대비 27.8% 줄었다.
3월 기준 전국 주택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6만7259건으로 전월 대비 32.7% 증가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27.3% 증가한 수준이다. 수도권은 전월 대비 48.0% 증가한 3만5556건, 지방은 18.9% 증가한 3만1703건이다.
서울 주택 거래 중 아파트 거래는 9349건으로 전월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난 97.1% 증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12일부터 3월 23일까지 서울 강남3구(서초·강남·송파구)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 영향으로 거래량이 폭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3월 전·월세 거래량은 23만9044건으로 전월 대비 14.1% 감소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욕구는 여전하지만, 지방의 경우 집값 상승 여력이 없다고 판단해 매수로 이어지지 않아 미분양 적체가 지속하는 것”이라며 “장기 악성 미분양의 경우 취득세와 양도세 감면 등 정부 세제 혜택을 통해 수요를 진작시켜야지만 적체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