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우려에 안전자산에 몰려
연준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도↑
대표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에 피난처로 주목받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 채권시장에서 2년물 금리는 3.617%, 10년물 금리는 3.944%에 마감했다. 두 국채 금리 모두 지난해 9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비례한다. 수요가 몰릴수록 금리는 내려간다. 연초 10년물 금리가 4.7%대까지 오르며 약세를 보이던 국채가 강세 전환한 것은 미국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 탓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와 중국 등 주변국의 보복관세로 인해 세계 경제가 침체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투자자들은 자금을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서 국채로 옮기고 있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금값이 이달 초까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달러 역시 올해 들어 주춤한 상황에서 국채가 사실상 투자자들의 버팀목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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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시픽자산운용의 대니얼 아이바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린 극심한 거시경제 불확실성 시기에 있다”며 “이번 쇼크의 본질은 수십 년간의 다른 쇼크들과 다르다. 인플레이션이 상승했고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브루스 카스만 JP모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재 (관세)정책이 지속한다면 올해 미국과 세계 경제는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번 주 JP모건은 올해 세계 경기침체 가능성을 종전 40%에서 60%로 상향 조정했다.
국채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를 더 공격적으로 인하할 수 있다는 것에도 베팅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국채 금리도 따라 내리는데,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아진 기존 국채에 매수세가 몰려 가격이 오를 수 있다. 이걸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미리 국채에 몰리는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최근 연준 위원들이 잇따라 금리 인하 보류를 시사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달 초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을 지급하는 데 지쳐있다”며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역시 “관세나 다른 정책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상향 위험이 확실히 있다”며 “연준은 당분간 지금의 기조를 유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알파심플렉스의 캐스린 카민스키 수석 투자전략가는 “시장은 성장 둔화와 수요 파괴 가능성에 강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이는 연준이 성장 둔화를 이유로 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은 관세 뉴스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에 익숙해지는 것 같고 현재는 국채 매수가 올바른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도 “연준이 금리 조정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했는데도 내년까지 예정된 연준 회의와 연동된 옵션 시장에선 연내 인하 횟수가 세 차례 미만에서 거의 네 차례로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