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기영의 미래토크] 위기의 씨줄과 기회의 날줄이 엮을 한 해

입력 2020-12-3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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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한국사회는 역동성으로 가득 찰 것

2021년 벽두에 올 한 해를 전망하자면, 한국사회는 역동성으로 가득찰 것이다. 코로나19가 주는 지속적인 긴장감, 저출산의 심화에 따른 개혁적 정책의 등장,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에 대한 근본적 대안의 요구, 기후위기의 심화와 그린뉴딜, 사회적 갈등과 이에 대한 해결 요구 등이 2021년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역동성의 문양을 그려낼 것이다.

올해 하반기 남아메리카에서 코로나19 변종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이들 지역이 코로나19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고, 우리나라 여름이 그 지역에서는 겨울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백신 접종으로 집단면역이 되어도, 해외여행이 원활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신 국경 내 경제는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어떻든 백신과 치료제가 등장해도 코로나19는 여전히 한국사회에 긴장감을 줄 것이다.

2020년 합계출산율은 0.8대 초로 낮아질 것이고, 2021년 출산율은 0.7대 중반으로 더욱 하락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그 사회의 인구가 유지되려면 합계출산율이 2.1이 되어야 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출산율은 참혹함을 넘어서 재앙 수준이다. 일본의 경제침체 원인 중에 저출산 고령화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심각한 경제침체를 겪을 위험이 있다. 이러한 상황을 누구나 알고 있으므로, 출산율 제고를 위해 근본적 대안이 2021년에는 공론화될 것이다. 결혼과 가족제도의 근본적 개혁으로 프랑스식 시민연대계약 도입, 양육책임의 사회적 전환, 부동산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 등이 다양하고 실천적으로 논의될 것이다.

금융위기와 경제침체의 장기화 징후가 혼란스럽게 등장할 것이다. 코로나19로 미국, 중국 등이 화폐를 찍어서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극복을 위한 통화정책은 부동산과 주가를 올려놓았다. 2020년에도 동일한 패턴이 보이는데, 이는 지속불가능하다. 부동산 시장과 주식시장이 격변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사태가 잠잠해져도 V자 반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 변화의 골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있다. 최근 비트코인 등 암호화화폐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암호화화폐의 가격 급등은 달러 가치의 하락, 중국 내 블랙머니의 이탈 등의 원인이 된다. 암호화화폐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으나, 금융위기의 신호로 볼 수 있다.

2020년 6월 시베리아 특정 지역의 온도가 38도까지 올라갔으며, 한반도의 여름은 우기가 되었다. 올해는 기후변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이러한 기후 위기로 인해 유럽과 미국은 그린뉴딜을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문제를 극복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중국과의 글로벌 헤게모니 전쟁에서 그린뉴딜과 에너지 정책을 지렛대로 사용할 것이다. 기후온난화 현상은 지수적으로 증가하므로 에너지 정책을 대담하게 추진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한국사회가 경제발전을 위해 화석연료를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는데 그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런데 기존 산업을 연착륙시키고 양질의 일자리를 유지하는 동시에 이산화탄소 넷제로(Net Zero)를 추진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정부 당국으로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만지작거릴 것이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함에 따라, 사회가 평평해지는 대신 사회적 갈등이 심화할 것이다. 넘쳐나는 정보는 디지털 문해력이 낮은 디지털 이주민과 유목민에게 확신편향을 더 키울 것이다. 더구나 디지털 경제는 다양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나, 현재 상태가 지속하게 되면 경제적 불평등은 더욱 심화할 것이다. 한국사회가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해야 하는데 이는 쉽지 않아 보인다. 2022년 대선은 사회적 갈등을 완화하기보다는 사회적 갈등에 불을 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극단적 저출산은 오히려 새로운 대안을 낳는 힘이 될 것이며, 경기침체와 경제적 양극화는 새로운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을 논의하는 기회를 만들 것이다. 코로나19 위기는 절제와 자제의 미덕을 키울 것이고, 기후위기는 다극적 세계질서로의 이행에 새로운 변화를 줄 것이다.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는 세계화와 비판적 디지털 문해력의 요구를 늘릴 것이다. 2021년의 씨줄로 등장할 위기를 한국사회는 새로운 기회의 날줄로 엮어서 역동성의 문양을 그려낼 것이다. 2021년 한국사회의 모든 시민에게 무한한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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