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의 세계는 왜?]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말하는 행복의 기준은 연소득 8600만원?

입력 2015-10-13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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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 AP뉴시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 프린스턴대 교수. AP뉴시스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의 영광은 영국 출신의 앵거스 디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에게 돌아갔습니다.

노벨위원회는 12일(현지시간) 경제 불평등을 분석하고 복지를 촉진하며 빈곤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입안하는데 디턴 교수의 연구가 도움이 됐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솔직히 각종 전문 용어들이 나오는 선정 이유만 놓고 보면 필자 같은 문외한은 “이게 도대체 뭔말이야”라는 말이 먼저 튀어나올 수밖에 없는데요.

그러나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칼럼에서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하나 소개했습니다. 바로 ‘행복하려면 돈을 얼마나 벌어야 하느냐’는 것이지요.

디턴 교수는 같은 프린스턴대 동료인 대니얼 카너먼(2002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과 함께 2010년 논문에서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했습니다.

미국인을 대상으로 각종 자료를 취합해 내놓은 결론은 연소득이 7만5000달러(약 8600만원)에 이르기까지는 소득과 행복감이 같이 늘어나지만 그 선을 넘기면 소득이 아무리 많더라도 행복감을 더 느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서 연봉 7000만~8000만원인 직장인과 수백억대의 자산가가 느끼는 행복감이 비슷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디턴 교수가 ‘돈으로 행복을 사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라는 뻔한 결론을 제시한 것은 아니라고 통신은 강조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정책을 마련할 때는 7만5000달러 이상을 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게 디턴 교수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말이라는 것이지요.

또 소득 이외 다양한 기준으로 디턴 교수는 행복하거나 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을 분류했습니다. 논문에 따르면 60세가 넘은 가운데 결혼하거나 종교가 있거나 건강보험이 있는 사람은 행복도가 크고 스트레스는 약했습니다. 건강도 중요합니다.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가진 사람, 하다못해 두통을 자주 호소하는 사람도 행복도는 낮고 스트레스는 컸습니다.

정부가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누구에게 더 신경을 써야 하는지는 분명하게 보이네요.

개인도 디턴 교수의 연구 결과를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부자가 되고 싶다’라는 애매한 꿈보다는 ‘연소득 7000만원 이상’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노력할 수도 있겠네요. 성인병에 시달리는 사람은 더 행복해지려면 지금 당장 운동을 하고 식습관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올해 미국 시애틀 소재 그래비티페이먼츠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댄 프라이스가 디턴 교수의 연구와 비슷한 일을 실행에 옮겼습니다. 자신의 연봉을 90% 삭감하는 대신 직원들의 최저 연봉을 7만 달러로 올려주기로 한 것이지요. 안타깝게도 프라이스의 용기 있는 행동이 꼭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최고 성과를 올리던 직원들은 반발하면서 회사를 떠났고, 자본주의 질서를 무너뜨린다며 고객이 이탈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지난 8월 기사에서 프라이스가 올바른 비전을 갖고 있었지만 방법은 서툴렀다며 지금 회사가 어려워도 장기적으로는 프라이스의 용감한 행동으로 더 강한 회사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습니다. 필자도 디턴 교수, 프라이스와 같은 사람들이 궁극적으로는 세상을 더 좋게 만들 것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날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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