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당신의 커피는 미디엄입니까?

입력 2015-05-26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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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권 ㈜ 카페베네 대표이사

이른바 ‘먹방’을 주제로 한 요리 프로그램이 인기다. 그중에서도 국내 최정상의 스타 셰프들이 전면에 나서 요리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실력파 셰프나 숨은 요리 고수 등 다양한 이들이 묘한 긴장감과 재치 있는 아이디어로 음식을 만드는 요리 예능 프로그램은 필자처럼 요리에 소질이 없는 사람도 금세 흥미를 느끼고 빠져들게 된다. 특히 숯불 그릴을 사용해 스테이크를 굽던 셰프의 말이 기억에 남는다. 고기의 부위나 육질도 중요하지만 참나무, 사과나무 등 어떤 나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스테이크의 풍미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처럼 자칫 놓치기 쉬운 작은 부분도 음식의 맛을 좌우할 수 있다.

커피도 마찬가지다. 국내외 커피와 관련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커피의 재배환경, 로스팅, 블렌딩, 원두의 보관 기간, 추출온도, 추출시간 등 커피 생두를 수확하는 농부부터 커피를 추출하는 바리스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서 커피의 맛과 향이 달라질 수 있다. 그중에서도 커피는 로스팅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커피 특유의 향을 갖게 된다.

사람들은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등 기호에 따라 커피를 주문하지만 정작 로스팅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이 없다. 사실 커피도 스테이크만큼이나 불에 예민하다. 커피 로스팅의 중요성은 쉽게 스테이크의 굽기와 비교할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하면 직원은 손님이 원하는 굽기 정도에 대한 질문을 한다. 손님의 취향에 따라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스테이크의 굽기는 크게 레어, 미디움, 웰던으로 나눌 수 있고 미디움 레어, 미디움 웰던 등으로 세분화된다. 굽기의 정도에 따라 촉촉함, 부드러움 등 식감이 달라진다.

커피 생두는 로스팅하는 과정에서 무려 700~850여 개의 향미를 낼 수 있다. 로스팅 포인트에 따라 커피의 향과 맛이 변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로스팅을 약하게 하면 신맛이 살아나고 강하게 하면 쓴맛이 두드러진다. 그래서 산지별 원두의 특징을 배가할 수 있도록 로스팅 포인트를 다르게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커피에 대해 기대하는 거의 모는 것을 가지고 있다’고 표현할 정도로 최상급 원두 중 하나인 케냐AA는 강하게 볶으면 원두 특유의 감미로운 향과 과일의 단맛, 쌉싸래한 맛을 조화롭게 느낄 수 있다. 로스팅만으로도 무궁무진한 변신이 가능한 커피는 언제나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1970년대 프랑스에서 시작된 수비드(Sous-Vide)라는 조리법이 있다. 진공 포장한 식재료를 미지근한 물 속에서 장시간 조리하는 방법으로, 겉과 속이 골고루 가열돼 재료 본연의 질감, 향, 영양소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최대 3일이 걸리는 까다로운 조리법이지만, 최적의 온도에서 익는 순간 부드러움을 증폭시키는 동시에 색다른 식감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최상의 플레이트를 위해 72시간을 기다리는 요리사의 정성처럼 카페베네도 고객에게 최상의 커피 한 잔을 선사하기 위해 깊은 고민과 연구를 거듭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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