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에서 헷갈리기 쉬운 우리말 중 하나다. 임신부는 홑몸이 아닌 여자, 즉 아이를 밴 여자를 의미한다. 임산부는 아이를 밴 여자(임부)와 아이를 갓 낳은 여자(산부)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따라서 아이를 밴 상태의 여자는 임신부와 임산부 모두 해당되지만 아이를 출산한 여자는 임산부다. 그렇다면 지하철 임산부 좌석의 안내그림은 수정돼야 한다. 현재 부착된...
당시 무엇보다 급한 건 입에 풀칠을 하는 일일 터. 피란민들은 입던 옷은 물론 미군 구호품, 군용품 등 돈이 된다면 뭐든 내다 팔았다. 좌판이 벌어진 곳엔 ‘케네디 시장’ ‘양키 시장’ ‘깡통 시장’ 등 별칭들이 붙었다. 특히 이북 피란민의 경우 시장에서의 견제 세력이 많아 ‘38따라지’(38선을 넘어온 빈털터리) 소리를 듣곤 했다. 60여년이 흐른 지금 부산은...
카페 구석 자리에서 늦둥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던 친구가 한 마디를 한다. “요즘 돌아가는 게 딱 ‘벌거벗은 임금님’ 같지 않니?” 초롱초롱한 눈으로 우릴 바라보는 귀염둥이 손에는 안데르센의 ‘벌거벗은 임금님’이 들려 있다. 임금님의 비위 맞추기에만 급급했던 거짓말쟁이 재단사와 아첨꾼 신하들은 결국 임금님이 벌거벗고 거리를 행진하도록 했다. 국민에게는...
상고대는 순수한 우리말로 나무서리, 얼음꽃으로도 불린다. 밤새 내린 서리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얼어붙은 것으로 겨울 나무의 눈물꽃, 은구슬꽃이다. 상고대는 동틀 때 가장 아름답다. 붉게 떠오른 햇살을 받아 반짝이던 은구슬꽃은 바람이 불면 무지갯빛을 뿜어내 황홀경에 빠뜨린다. 눈 쌓인 산을 이른 새벽에 오르는 이유다.
눈과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
또 다른 먹거리다
정재훈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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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O 칼럼] 온라인 유통의 기본은 ‘가격ㆍ구색ㆍ서비스’
신현성 티켓몬스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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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경아의 라온 우리말터]개고생, 막춤 그리고 참홍어
편집부 교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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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수첩] 출산 권할 줄 모르는 사회
유혜은 사회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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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우리말에 접두사 ‘개’가 붙으면 그 원형보다 질이 떨어지거나 열등하다는 뜻이 된다. 대표적인 예로 복숭아는 좋은 과일이지만 개복숭아는 모양과 빛깔이 좋지 않으며 맛도 쓰다. 그런데 청소년 사이에 유행하는 ‘개’는 강조용법으로, 안 좋은 것은 더 안 좋게 좋은 것은 역설적으로 더 좋게 부각한다. ‘개못생겼다’ ‘개후지다’ ‘개짱난다’ ‘개멍청하다’...
우표 수집광 친구가 있다. 대학 시절 새 우표가 나오면 강의를 빼먹는 건 물론 밤새 우체국 앞에 줄서 있다 세상을 다 가진 표정으로 나타나곤 했다. 그 친구를 위해 몇몇이 우체국 앞에 자리를 깔고 막걸리를 마신 날도 꽤 된다. 1970~80년대에는 우표 수집이 취미인 사람이 많았다. 이메일, 핸드폰 문자메시지 등에 밀려 손편지가 사라지면서 우표의 생명 유지에 대한 우려가...
우리말에 ‘안절부절하다’라는 표현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음이 초조하고 불안해 어찌할 바를 모르다’란 의미는 ‘안절부절못하다’라고 해야 한다. 이 자체가 한 단어이므로 띄어 쓰면 안 된다. ‘전혀 합당하지 않다, 전혀 관계가 없다’라는 뜻의 ‘얼토당토않다’도 항상 부정어 ‘않다’가 붙어서 한 단어로 쓰이는 말이다. 이 역시 반드시 붙여 써야 한다.
주신...
‘단장(斷腸)의 아픔’이란 말이 있다. 중국 진나라의 장군 환온이 촉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배를 타고 이동하던 중 양자강 중류의 협곡인 삼협을 통과할 때였다. 환온의 부하가 절벽 덩굴 줄기에 매달려 장난치고 있는 새끼 원숭이를 사로잡았다. 이를 알아챈 어미 원숭이는 슬피 울며 뱃길을 따라 험준한 수백 리 길을 계속 따라왔다. 이윽고 배가 강기슭에 닿자 어미...
‘김치·술·장·젓갈 따위를 만드는 재료를 버무리거나 물을 부어서, 익거나 삭도록 그릇에 넣어 두다’라는 뜻의 우리말은 ‘담그다’이다. ‘김치를 담그다, 복분자주를 담그다, 된장·고추장을 담그다’가 대표적인 예다. 따라서 ‘사랑으로 담은 김치…’, ‘김치 담궈…’는 ‘사랑으로 담근 김치…’, ‘김치 담가…’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다.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그중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뜨는 일이 최고의 고통일 터. 부모는 죽은 자식을 가슴속 깊이 묻는다. 이처럼 자손이 부모나 조부모보다 먼저 사망했을 경우 ‘참척(慘慽)’이라고 한다.
신해철 사망 소식을 접한 후 혼란스러운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슈베르트의 가곡 ‘마왕’을 들었다. 빠른 피아노 반주와 어우러진‘마왕’은 뭔가 이야기를 전하려는 듯했다. “저...
계절 별미 과메기가 특급택배로 왔다. 과메기의 본고장 경북 포항 구룡포 해안의 덕장 사진과 ‘맛있게 먹고 젊어지세’라는 따뜻한 마음이 담긴 편지와 함께였다. 이맘때면 첫 출하된 영양 덩어리를 보내 주시는 경북매일 선배의 정에 진한 감동을 받곤 한다. 차가운 바닷바람과 햇살을 받아 윤기 흐르는 과메기를 혼자 먹기 아까워 광화문의 한 식당에 풀었다. 배추에...
참살이란 '행복, 삶의 만족, 질병이 없는 상태'를 뜻하는 순 우리말이다. 중기청은 네일아트, 공예디자인 등 참살이 분야 경력 단절자, 초급기술자들에게 무료 전문교육을 제공하거나 창ㆍ취업을 지원하는 '참살이 실습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번 행사도 참살이 실습터 교육생들의 창ㆍ취업 의지를 고취시키고, 참살이 문화를 전파하기 위해 마련됐다.
전국 참살이...
교열기자인 나 역시 말 속에 녹아 있는 역사성을 배제한 채 국어연구원의 권장사항만을 따라야 할지 의문이 든다. 삐라는 삐라라고 불러야 의미가 정확히 전해지며 글맛이 제대로 살아나기 때문이다. 언중의 공감을 잃은 말은 의미가 없다. 우리말 다듬기의 방향이 명확히 보이는 대목이다.
가을이 무르익은 들판은 황금물결이다. 이맘때 농부들은 바람에 일렁이는 실한 벼이삭을 보며 막걸리 한잔에 수확의 기쁨을 누렸다. 그런데 어느 해보다 풍년이 든 올해 황금 들녘에선 풍년가 대신 한숨소리가 넘쳐난다. 정부의 쌀 관세화를 앞두고 농민들이 분노에 차 있다. 정부의 대책 없는 쌀 관세화 통보는 한마디로 쌀에 대한 비관세 장벽을 완전히 허무는 것이다....
이탈리아 유적지 폼페이를 찾는 관광객들은 노골적 성애를 묘사한 벽화와 매춘 문구들에 당황하곤 한다. 남자 성기 모양의 화살표를 따라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온통 음란한 벽화로 도배돼 있는 유곽도 기원전의 모습 그대로 보존돼 있다. 화산 폭발로 멸망하기 직전 성적 방종이 얼마나 심했을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다. 실제로 폼페이 시민 100명당 1명은 매춘...
사실 사이시옷은 우리말의 아킬레스건이다. 원칙이 일관적이지 않고, 사이시옷이 들어가는 수많은 단어를 일일이 다 예시할 수도 없다.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외우는 것 외에 별 뾰족한 방법이 없다. 사이시옷을 받쳐 적는 조건은 다음과 같다. 먼저 순우리말로 된 합성어이거나 순우리말과 한자어로 된 합성어로 앞말이 모음으로 끝나야 한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신조어 못지않게 우리말에는 한자는 전혀 다른데 음이 같거나 비슷해 사용에 어려운 단어가 여럿 있다. 앞 문장에 나온 ‘방증’이 그 대표적 사례다. 많은 사람들이 ‘방증’과 ‘반증’을 구별하지 못해 오용(誤用)이 위험 수준에 이르렀다. ‘방증(傍證)’은 사실을 직접 증명할 수 있는 증거가 되진 않지만 주변의 상황 등을 밝힘으로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