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脫중국 신드롬] 낮은 임금·내수 잠재력… 동남아서 새 텃밭 일군다

입력 2013-12-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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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CJ 등 앞다퉈 공장건설 등 진출…정치불안·인프라 취약 등 위험요소도

▲삼성전자 베트남 박닝성 옌퐁공단 휴대폰 사업장 전경. (사진제공=삼성전자)

국내 기업들의 눈이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쏠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왕성히 투자를 진행하던 중국이 아닌, ‘새로운 땅’ 동남아 지역에 투자 매력을 더 느끼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국내 대표기업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동남아지역에 전략적 투자를 늘리고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들 역시 줄줄이 중국을 떠나 동남아에 새 텃밭을 일구고 있다. 낮은 수준의 임금, 급성장하는 내수시장 등 다양한 매력을 가진 동남아지역이 중국을 대체할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삼성·LG 등 국내 기업들 ‘동남아 러시’= 동남아 중에서도 국내 대기업들의 투자가 가장 활발한 곳은 베트남이다. 최근 국내 대표 전자기업인 삼성과 LG의 진출이 잇따르면서 양사의 경쟁이 베트남으로 무대를 옮겨 펼쳐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올 정도다.

삼성전자는 현재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베트남 북부 타이응웬성(省)에 연간생산 1억2000만대 규모의 휴대폰 공장을 건설 중이다. 총 20억 달러가 투자되는 제2공장이 완공되면 삼성전자의 베트남 현지 휴대폰 생산능력은 연간 2억4000만대로 급증하게 된다.

LG전자도 베트남 북부 하이퐁에 15억달러를 투자, 복합공단을 조성키로 했다. 세탁기, 냉장고, TV 등 백색가전과 텔레매틱스 제품들이 주 생산품이 될 예정이다.

CJ도 베트남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1998년 대표사무소를 개설한 이후 물류, 사료축산 등 6개 사업부문에 현재까지 1억8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2011년엔 베트남 멀티플렉스 극장 사업자인 메가스타 지분 80%를 인수, 현지 영화시장에도 진출했다.

화학기업인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도 동남아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말레이시아 현지법인 타이탄을 통해 현지 공장에 350억원을 투자해 합성고무 공장을 짓는다. 한화케미칼도 2009년 태국 방프리 산업단지에 1만톤 규모의 알칼리수용성수지(ASR) 공장을 건설해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중국의 자급률이 대폭 높아지면서 2000년대 후반부터 선제적으로 동남아 지역으로 생산거점을 옮기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동남아 투자 매력은… 낮은 임금·잠재력 큰 내수시장 = 국내 기업들의 열띤 동남아 사랑은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임금 수준에 있다는 분석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베트남의 최저임금은 40~60달러(약 4만2000~6만3000원)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최저임금도 108달러(약 11만4000원)이다. 이는 올해 1월 1400위안(약 24만3000원)으로 최저임금을 올린 중국과 큰 격차를 보인다.

하병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생산기지였던 중국은 인구지리학적으로 봐도 성장률이 낮아지고 있고 임금도 가파르게 오르는 추세여서 이젠 해외투자 여력이 늘어날 요인이 없다”며 “반면 동남아 지역은 시장도 급속도로 커지고 있고 임금도 아직 낮은 수준이어서 투자 여력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동남아는 지난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증가한 지역이다. 방콕포스트 온라인판에 따르면 동남아에 대한 FDI(외국인 직접투자)는 지난해 12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2% 증가했지만 중국은 1210억 달러로 전년 1240억 달러에 비해 감소했다. 또 2010년 기준으로 중국의 주력소비인구(20~44세)는 감소 추세로 돌아섰지만 동남아는 지속적으로 주력소비층이 확대되는 추세다. 내수시장이 폭발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최원락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다국적 기업들이 동남아 투자를 확대하면서 이와 경쟁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들 역시 동남아 시장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차기 거점시장에서 경쟁자들보다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동남아 진출의 불안 요소는… ‘정책적 리스크’= 동남아지역이 뜨고 있는 해외 생산거점이긴 하지만 불안 요소는 분명히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동남아지역의 불안한 정치·정책적 리스크를 꼽는다.

하병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군부가 오랜 기간 집권하고 있는 미얀마와 같이 민주화가 되지 않은 국가들의 경우 정권이 바뀌면 관련 경제정책도 변동이 심하다”며 “이에 국내 기업들은 다양한 사회공헌활동과 함께 현지 고위급 인사들과 밀접한 관계 구축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관련 인프라가 열악한 것도 또 하나의 문제다. 생산거점을 구축해도 관련 부품 조달 등을 위한 항구, 도로 등의 인프라가 아직 취약하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 한 관계자는 “열악한 인프라 문제가 장애요인이긴 하지만 이를 활용해 현지 도시개발 사업 등 동남아 지역에서 또 다른 사업 기회를 가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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