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숙명의 라이벌 막전막후] 오바마가 즐기는 ‘버드와이저’ vs 마케팅 승부수 던진 ‘밀러’

입력 2013-06-2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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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이저, 저온살균 기술 통해 파스퇴르법 첫 도입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즐겨찾는 미국 대표 맥주’. 안호이저부시인베스(AB인베브)가 버드와이저를 내세워 글로벌 맥주시장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버드와이저는 오바마가 공식석상에서 즐겨찾는 맥주로 알려질 정도로 유명하다.

출시 때의 병 모양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미국인들에게 매우 친숙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특히 미 국기의 상징인 빨강·하양·초록색에 독수리를 상표로 내걸면서 미국의 애국심을 강조하고 있다. 버드와이저를 생산하는 안호이저부시는 벨기에 맥주업체 인베브에 합병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국인의 맥주’로 인식되고 있다.

리스컨설턴트에 따르면 버드와이저는 미국 맥주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북미시장에서는 라거맥주 가운데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80개 시장에서 생산돼 세계 ‘톱 30’브랜드로 꼽힌다.

안호이저부시의 창업자는 아돌푸스 부시로 지난 1864년 당시 작은 맥주공장을 운영하고 있던 에버하르트 안호이저와 함께 회사를 설립했다.

부시는 당시 유럽을 여행하면서 최신 맥주 생산 기술을 연구했다. 이를 통해 1870년대에는 저온살균법인 ‘파스퇴르법(pasteurization)’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미국인들은 1800년대 중반까지‘농색맥주(dark beer)’를 즐겼다. 부시는 체코 보헤미아 지역을 여행한 후 라이트 맥주를 처음 맛봤다. 그는 이후 보헤미안 스타일의 라거를 개발해 버드와이저라는 브랜드 이름으로 시장에 선보였다.

버드와이저에는 몰트 외에도 30%의 쌀이 함유돼 맥주 본연의 맛은 나지 않지만 부드러운 향을 더했다. 또 ‘비치우드 에이징(Beechwood Aging)’이란 독특한 방법을 사용하여 오랜 기간 숙성된 맥주의 맛을 냈다. 저온살균법으로 유통기한은 110일까지 늘었다.

버드와이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성장이 가속화했다. 부시의 아들 부시 주니어는 1946년 안호이저부시의 대표로 임명됐고 맥주 공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버드와이저는 ‘맥주의 왕’이라는 슬로건으로 스포츠 뿐만 아니라 비디오게임 스폰서십과 유머스러운 광고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했다.

안호이저부시는 지난 1998년 프랑스월드컵 국제축구연맹(FIFA)과 공식 스폰서계약을 맺었다. 또 전세계 60여국에서 버드와이저의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각 업체들의 대표와 미국의 유통담당자들이 참여한 ‘안호이저부시 컨벤션’을 개최하고 있다.

안호이저부시는 월드컵을 계기로 맥주의 왕이라는 버드와이저의 이미지를 굳힐 수 있었다는 평가다.

합병 뒤 AB인베브는 지난 2010년 미국 스포츠광고 시장에 3억920만달러를 투입했다. 규모로는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2위였다.

AB인베브는 25~34세의 젊은층을 상대로 ‘달콤한’맥주를 선보였다. AB인베브는 최근 크래프트 맥주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AB인베브는 ‘쇼크톱(Shock Top)’을 생산해 기존의 크래프트 맥주 용기와 같은 750㎖ 병에 빈티지 느낌이 나는 상품 라벨을 붙였다.

AB인베브는 현재 세계 최대 맥주업체로 연간 매출은 390억 달러에 달하고 있다. 30개국에 11만6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AB인베브는 버드와이저를 비롯해 코로나 스텔라 벡스 브라마 라페 등 14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밀러, 필립모리스에 인수되며 재도약

“밀러타임, 당신을 초대합니다”

마케팅의 승리였다. 이 광고문구 하나로 밀러는 업계 8위에서 2위로 올라 업계 1위인 버드와이저를 바짝 뒤좇고 있다.

세계 2위 주류생산업체 SAB밀러는 지난해 매출이 345억 달러(약 39조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성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의 소비자 신뢰지수가 부진하고 술 소비가 많은 라틴아메리카에서의 경기침체로 수요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밀러가 선전했다고 평가했다.

독일의 주류 제조업자였던 프레드릭 존 밀러가 1855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에 이주하면서 밀러의 역사는 시작됐다.

1920년 금주령으로 미국 맥주업계 전체가 큰 위기를 맞았지만 밀러맥주는 곡류 음료와 탄산음료를 생산하며 명맥을 이어나갔다. 1933년 금주법이 폐지되면서 밀러는 자신의 이름을 딴 밀러브루잉컴퍼니(Miller Brewing Company)를 설립했다.

밀러의 비약적인 성장은 필립모리스의 인수 ‘전과 후’로 나뉜다.

필립모리스가 인수하기 전 밀러는 당시 부유한 화이트칼라(샐러리맨이나 전문직 종사자)를 타깃으로 삼고 ‘병맥주의 샴페인’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밀러하이라이프’ 브랜드에 주력하고 있었다.

필립모리스는 1969년 밀러를 인수하면서 맛보다 마케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밀러를 인수한 필립모리스는 철저한 시장 분석과 그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했다. 다른 회사들이 맥주의 맛을 고민할 때 맥주를 통해 소비자가 느끼는 가치에 집중했다. 주 타깃을 블루칼라로 변경하고 광고 문구와 컨셉도 상류사회를 의미하는 ‘하이라이프’에서 대중적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밀러타임, 당신을 초대합니다’로 바꿨다.

밀러는 틈새시장 개척에 나섰다. 밀러는 당시 소비자들이 맥주를 좋아하지만 칼로리가 높고 금방 배가 부르는 느낌을 받는다는 점을 간파했다.

밀러는 1975년 ‘최고의 맛, 낮은 포만감’(Taste great, Less Filling)이라는 컨셉의 밀러라이트를 시판했다. 결과는 ‘초대박’이었다. 밀러라이트가 출시된 해에만 200만 배럴이 판매되고 이듬해 두배가 넘는 500만 배럴, 1979년에는 1100만 배럴이 판매됐다. 밀러라이트의 성공은 밀러 전체 브랜드 판매를 견인하며 업계 8위에서 단숨이 2위로 우뚝 올라서게 됐다.

필립모리스는 2002년 회사의 이미지 관리 차원에서 밀러 맥주 사업부를 영국의 사우스아프리칸맥주(SAB)에 매각했다. SAB는 밀러를 인수하면서 사명을 SAB밀러로 바꿨다.

SAB밀러는 공격적 인수·합병(M&A)으로 업계 1위 버드와이저 추격에 나섰다. 2007년에는 몰슨쿠어스와 손잡고 버드와이저에 맞서기 위해 합작회사인 ‘밀러쿠어스’를 설립했다. 2011년에는 호주 1위 맥주회사인 ‘포스터스’를 인수했다.

SAB밀러는 이제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주력하고 있다. 2년 전부터 모잠비크에 ‘임팔라’라는 이름의 맥주 판매를 시작했으며 나미비아에 주류 제조 시설 건설하기 위해 4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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