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 삼성 1,2위 계열사 수장… 왜?

입력 2012-07-03 10:10 수정 2012-07-0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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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반도체 DNA 전파' 특명, 세트-부문 분리 포석… 과도한 부담이란 지적도

“200조를 책임져라.”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의 연매출 200조원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지난달 삼성전자 대표이사에 오른 데 이어 새로 출범한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에도 임명된 것.

그룹내 1, 2위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권 부회장이 모두 맡게된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향후 삼성그룹 조직개편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한 사람이 거대 글로벌 기업의 대표이사를 겸직한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상식적으로 봐도 이같은 대형 기업을 한 사람이 동시에 책임진다는 것은 업무 효율성 문제에서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애플이나 소니 등 주요 부품 고객사들이 ‘삼성 세트부문이 자신들의 주문 정보(삼성 부품부문으로 부터 사들이는)를 활용해 시장 상황에 대응한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맡는 것은 자칫 업체들에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권 부회장이 삼성전자 단독 대표이사를 맡았지만 세트 부문의 간섭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업무가 분장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품 고객사에서 이를 말 그대로 믿어 줄 가능성은 적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출범 배경에는 삼성전자의 세트 부문과 부품 부문 간 정보 교류를 원천 차단하는 ‘차이니즈 월’을 쌓기 위한 의도도 담겨 있었다.

이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권 부회장이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된 데는 이건희 회장의 믿음과 신뢰가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은 전자업계 최고의 경영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메모리와 비메모리를 망라한 반도체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삼성 내부적으로도 그의 능력에 찬사를 보내고 있다.

정통 엔지니어 출신으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사장에 오른 뒤 메모리 제품의 시장 리더십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시스템LSI 사업도 일류화를 일궈냈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반도체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이건희 회장이 반도체 성공 DNA를 디스플레이에 전파하라는 특명을 내린 것이다.

이번 인사가 향후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의 굵직한 사업 재편을 위한 출발점이라는 분석도 있다.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삼성의 세트·부품 부문 완전 분리다. TV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윤부근 사장이나 스마트폰 세계 시장을 애플과 양분한 신종균 사장이 부회장 승진 후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고,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가 합병하는 시나리오다. 올 연말 조직개편과 인사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삼성 관계자는 “새로 출범하는 그룹내 2위 계열사의 대표이사로는 경험과 연륜이 중요하다”며 “이같은 측면에서 권오현 부회장이 최적임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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