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진 충격...日 명품시장 사양길 들어섰나

입력 2011-05-27 16:16 수정 2011-05-2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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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지 설문 응답자 절반 “명품 자랑 천박하다”

동일본 대지진 충격으로 일본 명품시장이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 컨설팅업체인 매킨지가 27개 명품 브랜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본 명품 시장은 대지진 발생 이후 심한 침체 현상을 나타냈다.

일본은 세계 2위 명품시장으로 이대로 계속 침체할 경우 일본에 진출한 명품업체들도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들은 명품 중독에 가까운 일본 소비자들에 힘입어 재미를 봐왔다. 하지만 최근 일본 경제 성장이 둔화하고 있는데다 대지진으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실적이 곤두박질치면서 도쿄의 번화가에서 철수해 중국 등 다른 신흥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매킨지가 27개 명품 브랜드들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3분의 2는 지난 3월 일본 시장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고 답했다. 40%는 올해 실적은 작년보다 한층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1300명의 명품 브랜드 고객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명품을 자랑하는 것이 천박하게 여겨진다"고 대답했다. 이는 작년 조사 때보다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일본 매킨지의 브라이언 살스버그 유통ㆍ소비자팀 책임자는 “이 같은 상황에서 과시행위는 모두 꺼리게 된다”고 지적하면서도 “하지만 반드시 명품에 대한 구입이나 소유욕이 약해진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일본 명품시장이 침체된 데는 3월11일 발생한 대지진의 영향이 가장 컸다. 이달 초 미국 컨설팅업체인 베인앤컴퍼니도 일본의 올해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5%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프랑스 명품 루이뷔통 모에 헤네시(LVMH) 산하의 루이뷔통을 비롯한 명품 브랜드들은 이례적으로 3월 중 1주일간 문을 닫았다.

미국 브랜드인 코치는 대지진의 영향으로 2000만달러의 피해를 봤다고 밝히는 등 얼어붙은 일본의 소비 심리를 반영했다.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업계 단체인 알타감마(Altagamma)에 따르면 일본은 명품 매출이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로, 1680억유로 규모인 세계 시장의 11%를 차지하고 있다.

매킨지는 최근 들어 일본 소비자들의 명품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종전에는 비싸면 무조건 좋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가격을 우선시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탈리아의 베르사체 등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일본에서 철수했지만 미국 포에버21과 스웨덴의 헤네스 앤 마우리츠(H&M) 등 패스트패션이 살아남은 것이 그 방증이다.

명품 업체들은 엔화 강세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엔화 강세로 해외에서 쇼핑을 즐기는 일본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매킨지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17%가 올해 미국 지역에서 명품을 구입했다고 답했다. 작년보다 7%포인트 늘었다.

다만 시계나 주얼리 매출은 대지진에도 불구하고 호조를 보여 핸드백 의류 등 다른 패션 제품들과 대조를 보였다.

티파니는 26일 올 1분기에 순이익이 8110만달러로 전년의 6440만달러에서 대폭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도 전년보다 20% 증가한 7억6100만달러를 기록했다.

티파니는 일본에서의 실적이 예상 밖에 호조를 보인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티파니는 일본에서 5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일본에서의 매출은 그룹 전체의 18%를 차지한다.

매킨지는 대지진을 고독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약혼이나 결혼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살스버그 씨는 “명품 시장이 꾸준히 침체되고 있긴 하지만 일본은 기존 브랜드든 신규 브랜드든 거대 시장임에는 변화가 없다”며 “일본은 앞으로도 세계 유행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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