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인수전-下] 국내와 외국자본 대결로 전환

입력 2010-10-27 14:34 수정 2010-10-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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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M&A가 올 하반기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2010년 상반기부터 회복기에 접어든 기업들은 두둑한 현금성 자산을 바탕으로 올 한해 공격적인 사세 확장에 나섰다. 채권단 역시 대우인터내셔널을 시작으로 쌍용차와 현대건설 등 굵직한 매물을 시장에 내놓고 적극적으로 새 주인을 찾아나섰다.

그러나 이같은 거대한 기업M&A 시장에선 ‘승자의 저주’와 함께 속칭 ‘먹튀’에 대한 논란과 우려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먹튀는 기술력이 탄탄하되 재무적 건정성 악화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기업이 주된 타깃이다. 외국계 기업 또는 외국계 재무적 투자자가 회사를 인수한뒤 기술력만 습득하고 해당기업을 재무적으로 방치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중국 상하이차에 인수합병됐던 쌍용차가 대표적인 사례다.

◇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기업의 핵심기술 노려=쌍용차는 1990년대 초부터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로부터 디젤엔진 관련 핵심기술을 익혀왔다. 이후 라이선스 생산이 아닌 벤츠 기술을 바탕으로한 독자적인 엔진 개발에 나서면서 해당 분야에선 세계적인 기술 수준에 올라서기도 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정부의 7인승차 세제혜택 축소와 경유 가격상승, 신차 부재 등으로 판매부진에 빠졌고 결국 2004년 상하이차로 인수되고 말았다.

쌍용차는 상하이차로 인수된 이후 기존 라인업을 재정비했다. 세계적 추세였던 ‘커먼레일 디젤 엔진’을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등 안정화에도 힘썼다. 정부지원을 바탕으로 디젤 하이브리드 엔진 기술까지 개발하게 됐고 향후 지속적인 성장동력의 밑거름으로 삼았다.

반면 이때부터 중국 상하이차는 쌍용차의 핵심기술을 본격적으로 중국에 옮기기 시작했다. 단순한 자동차 라인업에 핵심기술을 집중하고 있던, 거대 그룹이 뒷받침되지 않았던 소규모의 쌍용차는 적절한 먹튀 대상이었다. 이는 공격적인 해외 M&A를 통해 기술력을 습득해온 중국 기업들의 전형적인 전략이기도 했다.

결국 상하이차는 쌍용차 지속성장의 밑거름이될 신기술개발과 신차 개발을 뒤로 미룬채 재무적 방치에 나섰다. 때마침 불어닥친 2008 리먼쇼크를 틈타 상하이차는 한국에 파견된 임원이 모두 중국 본사로 불러들이면서 쌍용차에서 손을 뗐다.

초기 쌍용차가 상하이차에게 매각될 당시 상하이차는 약 3500억 원의 인수금액을 제시했다. 이는 현대기아차가 신차 하나를 개발할 때 투자하는 비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결국 이 정도 가격에 십수년의 쌍용차 기술은 고스란히 중국으로 넘어갔다. 지난 7월 쌍용차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도의 마힌드라 역시 인수의향서 제출 당시 같은 논란을 벗어나지 못했다. 이같은 이러한 외국자본의 먹튀 논란은 현대건설 인수전까지 이어지고 있다.

◇독일 M+W그룹 참여로 국부유출 우려=현대그룹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적극적인 광고와 언론홍보를 앞세워 사전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10조원의 대규모 투자를 비롯해 구체적 청사진을 제시하며 인수전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다.

결국 치열한 인수전은 단순한 기업사냥의 차원을 넘어 양쪽 그룹 전체의 이미지를 좌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 시점에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열세인 현대그룹은 외국 자본과 손잡고 현대건설 인수전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현대그룹과 손잡을 것으로 알려진 독일 M+W그룹 2009년 기준 현대건설 대비 자산 16% 수준에 매출액은 21% 에 불과하다. 때문에 단순한 투자보다는 현대건설의 엔지니어링 기술을 노린 전략일 수 있다는 의심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동시에 현재 국내 1위 세계 23위의 수준의 엔지니어링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기 위해선 M&A 과정은 물론 향후 인수후에도 반드시 명확한 성장동력에 대한 기준이 제시돼야한다는 것이 재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M&A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 컨소시움에 외국계 자본이 참여하면서 국부유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 됐다”고 전하고 “현대건설의 향후 지속성장을 위해 자본력있는 국내 기업이 경영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현대건설 인수전에서 현대그룹은 감성적인 전략에 호소하고 있고 현대차그룹은 이성적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외국자본 참여로 범현대家의 싸움에서 국내자본 대 외국자본으로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대건설은 2000년 워크아웃을 겪으면서 국민세금으로 조성한 공적자금을 통해 회생한 기업임이 간과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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